중국 백신 외교 약발 떨어지나…"효능 우려·수요 감소"

입력 2022-04-14 14:11
중국 백신 외교 약발 떨어지나…"효능 우려·수요 감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수출이 효능에 대한 우려와 전반적인 수요 감속 속에 올해 들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분석업체 에어피니티에 따르면 기부와 수출을 통해 해외에 공급된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은 지난해 11월 2억3천500만회분으로 최대치를 찍었으며, 그중 2억290만회분이 수출 물량이었다.

중국은 관계 개선을 원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백신 외교를 펼쳐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수출 물량은 급감했다. 1월 5천160만회분, 2월 3천600만회분, 3월 1천150만회분으로 내리 석 달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백신에 의존해온 빈국과 개발도상국들이 이제는 중국 백신보다 효능이 더 좋은 선택지를 갖게 된데다, 이미 충분한 백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전했다.

지난해 중국 백신 대부분은 개도국으로 향했다.

그러나 유니세프 코로나19 백신 시장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빈국에 대한 화이자 백신 공급량이 중국 백신 공급량을 앞질렀다.

베이징 소재 리서치회사 브리지 컨설팅의 자료에서도 올해 들어 중국 백신의 해외 공급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간 중국 백신의 주요 구매국이었던 브라질과 인도네시아가 지난해를 끝으로 중국 백신 신규 수입 계약을 맺지 않았다.

니콜라스 토마스 홍콩 성시대 교수는 SCMP에 "여러 백신 자료를 볼 때 대부분의 나라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선호한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각국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 좀 더 효과적인 백신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여러 과학자와 연구에 따르면 중국 백신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보다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 상황에서 자국 수요가 충족된 미국 등 선진국이 백신 수출과 기부에 나서자 가난한 나라들이 이제 중국 백신만 바라볼 필요가 없어졌다.

나이지리아 과학원의 공중 보건의 올라도인 오두반조는 "더 많은 다른 백신들이 이용 가능해지면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 백신을 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외교협회(CFR) 황옌중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내수와 수출 수요를 모두 아우르기에 한해 5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백신의 수출 급감은 부분적으로 효능에 대한 우려 탓이라며 "오미크론 변이는 그간 중국 백신에 의존해 온 나라들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처음으로 올해 1월 수요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했다.

지난주에는 아프리카연합(AU)과 코백스가 올 상반기와 하반기 모더나 백신 각각 1억1천만회분과 3억3천200만회분 취득 선택권을 거부하기도 했다.

독일 외교위원회의 데트레프 놀테 교수는 "지금은 백신 외교를 위한 적기가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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