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대출 상환 부담 증가…주택 매수심리 다시 꺾일까

입력 2022-04-14 12:44
금리 인상에 대출 상환 부담 증가…주택 매수심리 다시 꺾일까

대선 있었던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8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

"거래 위축 불가피" vs "대출금리 상승 이미 선반영" 팽팽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대출 이자 상환 부담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거래 위축 현상이 계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연 1.25%인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에 이어 이날까지 0.25%p씩 네 차례에 걸쳐 총 1.00%p 올랐다.

기준금리가 또다시 인상됨에 따라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전체 잔액 가운데 76.5%가 변동금리 대출이고, 전세자금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다.

대출자 상당수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증가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당국의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대출 금리 인상과 맞물려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수위와 정책 방향을 확인한 뒤 매수를 결정하려는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더욱 커졌다"며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 부담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데다 DSR 규제까지 더해져 당분간 거래량 부진 속에 수요자의 주택 구매 의지는 한동안 숨을 고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호가 갭이 커지면서 거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매도인들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높은 가격을 기대하지만, 매수자들은 대출금리 부담으로 적극적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관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주택 시장은 서울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그간 바닥을 친 '거래 절벽' 상황이 반전될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이날 기준 1천10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4천64건)부터 올해 2월(806건)까지 7개월 연속으로 감소해오다 8개월째 증가로 반전된 것이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06년 월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처음으로 1천건을 밑돌았다. 그러나 대선을 계기로 월별 매매 건수는 다시 1천건을 넘어섰다.

또 대선 이후 약 한 달 새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를 필두로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며 오름폭을 키우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위축 전망과 달리 대출 금리가 이미 시장에 선반영 돼 있어 대출자들의 부담이 당장 급증할 가능성이 적은데다 새 정부의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아 거래가 살아나는 현재의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에 대출금리 상승이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염두에 두는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급격히 상승할 요인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매수 심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면서도 "현재 기준금리보다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인상된 상황이라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이 당장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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