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설사병 유행…최소 17만명 치료·30명 사망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방글라데시에서 지난달 초부터 설사병이 확산해 최소 17만명이 병원과 보건소 등에서 치료를 받고, 3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데일리스타와 EFE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수도 다카를 중심으로 지난달 초부터 설사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탈수증으로 목숨을 잃는 환자가 잇따랐다.
어린이 환자는 대부분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어른은 콜레라, 대장균, 기생충 등 복합적 원인으로 설사가 발생했다고 보건 당국은 전했다.
방글라데시 보건부 쿠르시드 알람 국장은 "최근 6주 동안 17만명이 설사병으로 치료받았고,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고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설사병 연구소 국제센터(ICDDR,b)는 3월 1일부터 다카병원에서 설사병으로 숨진 환자만 해도 30명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다카병원 관계자는 설사병 사망자 30명 가운데 25명은 심각한 탈수증 등으로 숨진 상태로 병원에 왔고, 5명은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고 전했다.
상·하수도 보급률이 떨어지고, 수질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주기적으로 설사병이 퍼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3월 초부터 기록적으로 설사병 환자가 늘어 주요 병원 병실을 꽉 채우는 바람에 병원 앞마당에 텐트까지 등장했다.
바이러스 학자 나즈룰 이슬람은 "다카의 대다수 지역에 공급된 물이 오염됐음을 눈치챘을 것"이라며 "날이 더워지면서 길거리에서 주스를 사서 마시는데, 여기에 쓰이는 얼음 또한 오염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들은 처방 없이 항생제를 과다 복용한 중증 환자들이 내성 때문에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물을 반드시 끓여 먹고, 얼음을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한편 다카의 5개 설사병 집중 발생지역 거주민 230만명에게 먹는 백신을 배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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