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美재무 "대러 제재 훼손시 나쁜 결과 직면"…중국 압박(종합)

입력 2022-04-14 17:01
[우크라 침공] 美재무 "대러 제재 훼손시 나쁜 결과 직면"…중국 압박(종합)

"달러 대체되더라도 긴 시간 걸릴 것…공급망 '프렌드-쇼어링' 지지"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김진방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훼손하는 나라는 나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 연설에서 서방이 제재 훼손 행위에 대해 그냥 있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옐런 장관은 특히 중국에 대해 러시아와 특별한 관계로부터 긍정적인 것을 만들어내고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되길 강렬히 희망한다며, 중국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글로벌 입지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또 "중국을 향한 세계의 태도와 추가적인 경제 통합을 포용하려는 의지는 단호한 대러시아 행동이라는 우리의 요구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이어 전 세계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권위주의적 시스템을 모델로 제시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움직임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질서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은 미·중, 미·러 갈등 고조 속에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해온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가한 제재에 동참하기는커녕 러시아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강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옐런 장관의 경고에 강력히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옐런 장관의 발언에 대한 평론을 요구받고 "우리는 중국의 입장을 왜곡하고 음해하려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연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정세 완화와 위기 해소, 평화 재건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가 보호돼야 하는 것과 같이 러시아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도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 회담 때는 러시아 원유 구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다며 러시아산 에너지와 무기를 계속 수입하는 인도를 향해서도 경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또 러시아의 외환 동결 등 조처가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남용한 것이라는 일부 비판을 의식한 듯 미국과 동맹이 국제적 규칙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라며 국제 표준을 어긴 것은 러시아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령 달러가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다른 통화로 대체된다고 하더라도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교환 수단으로서 달러의 우위는 근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강력함, 금융 시스템, 미국 금융시장의 자신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다른 나라가 핵심 원자재, 기술, 생산에서 시장의 지위를 경제를 교란하는 힘으로 사용하도록 해선 안 된다면서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지정학적 긴장이 있는 국가가 아니라 동맹국들에 의존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전략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제통화기금(IMF)과 다른 다자개발은행 등이 21세기에 적합하도록 현대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우리가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국제금융 시스템의 격차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적절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러시아가 IMF에서 퇴출당해야 하지만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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