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혜성 50배 크기 역대 가장 큰 혜성 태양 접근 중
핵 크기만 136㎞, 2031년께 태양 16억㎞까지 접근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혜성의 중심부인 핵이 일반 혜성보다 50배 이상 큰 초대형 혜성이 태양계 안쪽을 향해 다가오는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행성과학·천문학 교수인 데이비드 주위트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혜성 'C/2014 UN271'이 핵의 지름만 136㎞에 달하며 시속 3만5천200㎞로 태양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를 통해 발표했다.
이 혜성의 핵은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이 관측한 혜성 중에서는 가장 크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측정한 핵의 크기는 일반적인 혜성보다 50배 이상 크고, 질량은 500조t에 달해 태양에 근접하는 다른 혜성의 수십만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에 근접하며 수백만 킬로미터에 걸쳐 긴 꼬리를 형성하는 혜성도 먼지얼음으로 된 핵은 수킬로미터에 불과하다.
C/2014 UN271은 2031년께 지구∼토성 거리보다 약간 더 먼 약 16억㎞까지 태양에 접근한 뒤 태양계 끝 장주기 혜성이 모여있는 '오르트구름'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이 혜성은 지난 2010년에 약 48억㎞ 밖에서 처음으로 우연히 포착됐다. 이후 지상과 우주망원경을 통해 집중 관측이 이뤄져 왔지만 너무 멀리 있어 먼지와 가스로 된 코마에 둘러싸인 핵의 크기를 특정하지 못해왔다.
연구팀은 지난 1월 8일 허블망원경을 이용해 태양에서 약 32억㎞ 떨어진 곳에 있는 C/2014 UN271을 관측하며 5장의 사진을 찍었다.
가시광 이미지만으로는 핵을 들여다 볼 수 없어 핵이 있는 자리에서 빛이 증가한 자료를 활용했다. 핵 주변의 코마에서 발생하는 빛을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제거하고 칠레 북부 사막에 있는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집합체'(ALMA)로 관측한 전파 자료와 결합해 결과를 얻어냈다.
주위트 교수는 "이 혜성은 글자그대로 너무 희미해 보이지 않는 태양계 끝 수많은 혜성의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밝은 점으로 미뤄 핵이 클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마침내 이를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연구팀은 C/2014 UN271이 오르트 구름에서 100만년 이상에 걸쳐 태양을 향해 다가오는 중이며 다시 오르트구름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네덜란드 천문학자 얀 오르트가 1950년에 처음 가설을 제시한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 끝에 태양∼지구 거리(au)의 1만∼10만 au에 걸쳐 둥근 껍질처럼 형성돼 있으며,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자리 알파 별까지 가는 길의 4분의 1 이상에 걸쳐 펼쳐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위트 교수는 장주기 혜성들이 수십억년 전 태양계 외곽에 있는 대형 행성의 중력으로 오르트 구름으로 밀려났으며, 수조에 달하는 혜성이 이곳에 둥지를 틀고있다는 주장을 펴왔다.
장주기 혜성들은 인근을 지나는 다른 별의 중력 영향을 받아 태양계 안쪽으로 향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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