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인사들 "기준금리 중립수준으로 신속히 인상해야"

입력 2022-04-13 10:41
미국 연준 인사들 "기준금리 중립수준으로 신속히 인상해야"

부의장 "6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올가을 미국 수요 감소"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신속하게 올릴 필요성을 연이어 제기했다.

중립 금리는 경제 활동을 둔화시키지도 촉진하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로, 현재 2.25∼2.5%가 중립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연준 부의장에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연준의 가장 주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5% 급등,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으로 신속하게 올려서 향후에 추가로 인상할지 아니면 내릴지 선택권을 갖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기준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가 맞물리면서 올 후반께 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다음 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발표하고 6월부터 실행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선 연준 위원들이 월 950억달러(약 115조7천원)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는 장기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3번 인상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식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중국의 코로나19 봉쇄가 공급망 혼란을 가중하고 있지만, 올가을엔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주도한 높은 수요가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통화정책이 긴축적으로 전환한 데다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만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매우 건실한 노동시장과 상당한 기저 경제 모멘텀을 감안하면 경기 침체를 야기하지 않고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그는 3월 소비자물가 지표에서 근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점을 "매우 환영한다"고 평가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3월에 전월 대비 0.3%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근원 물가가 내수 수요의 강도를 가장 밀접하게 반영하는 인플레이션 구성요소이기에 통화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중점을 둘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한 달의 데이터에서 시사점을 많이 얻을 수 없겠지만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 주의 깊게 볼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길은 빠르게 중립 범위로 움직이는 것"이라며 신속한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그리고 나서 코로나19 시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하는지를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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