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러시아 지원' 중국 고립시킬 가능성 점점 커져"
홍콩언론 "중국, EU가 한국·일본 등과도 대러 제재 협력할까 우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계속해서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과 유럽이 중국을 고립시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고, 중국은 그 경우 가능한 일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중립적이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서방에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며 그런 중국을 놓고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빛의 속도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 관계를 반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정치적 풍향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심각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유럽연합(EU)도 중국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고 전했다.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모든 면에서 중국이 필요하지만 지금 그들은 두려워해야 한다"며 "그들은 세계가 변하고 있고 우리 역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두려워할 것이다"고 말했다.
EU 관리들은 동맹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중국이 대러 제재를 우회할 어떠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지켜보며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경우 혹독한 대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중국 등에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팔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또 미 의회에는 중국이 러시아 제재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국의 대형 은행들을 축출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SCMP는 "일각에서는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경우 역풍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전철을 밟아 전쟁을 시작하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발각되면 그런 우려는 분노한 정책 입안자들의 고려사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은 미국과 EU의 동조를 주시하고 있으며, EU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손잡고 러시아 제재에 나설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들이 단합해 제재를 가할 것에 대비해 중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게 확실하지만 세계 경제 강국들이 동시에 중국을 겨냥할 경우 그러한 자구책이 소용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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