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앞두고 소환된 론스타의혹…추경호 "다 정리된 부분"
시민단체 "추 후보자, 외환은행 인수·매각 등에 깊숙이 관여"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오주현 기자 =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또다시 론스타 의혹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시민단체들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 등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면서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와 매각 과정 등에서는 헐값 매각, 먹튀 등의 논란이 불거졌다.
추 후보자는 12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등을 둘러싼 의혹 제기에 대해 "문제가 다 정리된 부분"이라며 "청문회 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자는 이날 경제부총리 후보자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이 론스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지금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은 2003년에 일어난 일이고 2005∼2006년에 집중적으로 문제 제기가 됐던 부분"이라며 "그동안 여러 절차가 진행됐고 대법원에서까지 문제가 다 정리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거 감사원 감사와 법원 재판 과정 등을 통해 이미 해명이 이뤄졌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추 후보자는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청문회 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금융정의연대, 참여연대는 "추 내정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매각 및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제도(ISDS) 제기 등 모든 과정에 깊숙하게 연관돼 있다"며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부적합하다고 비판했다.
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이후 2007년에서 2008년 사이 HSBC에 이를 매각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2011년 하나금융에 재차 매각을 시도해 2012년 1월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외환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외국자본의 '먹튀'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해 HSBC와 하나금융에 대한 매각 승인을 부당하게 지연했다고 주장하면서 2012년 11월 ISDS 중재를 제기했고, 현재 선고를 앞둔 상태다.
참여연대 등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이었던 추 후보자가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인수를 금지하는 은행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 인수를 예외로 인정해 묵인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추 후보자가 2011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도왔고, 론스타의 ISDS 제기 이후 재정경제부 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으로서 론스타 ISD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총괄할 때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추 후보자는 그동안 외환은행 매각이 부적절하게 처리됐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시장을 조기 안정시키고 외환은행을 정상화하고자 당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선임된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론스타 연루 의혹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서 국익을 앞에 놓고 일 처리를 해 왔다"면서 "자세한 건 청문회 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답변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의 국내 법률 대리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일해 론스타 관련 논란에서 경제 부처 등을 거친 한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 후보자는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정부의 정책 집행자로서 관여를 한 부분은 있지만, 김앤장이라는 사적인 직장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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