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中, 러시아발 가짜뉴스 '슈퍼전파자'…"부차학살 증거없어"

입력 2022-04-12 01:27
[우크라 침공] 中, 러시아발 가짜뉴스 '슈퍼전파자'…"부차학살 증거없어"

中 외교관·관영매체 동원해 두둔…러시아 주장 그대로 반복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부차학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은 더 적극적으로 '러시아 지키기'에 나선 모양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외교관과 관영 매체 등을 앞세운 중국의 러시아발 가짜뉴스 전파 행위가 더욱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상하이의 한 관영 TV는 부차 학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서방의 동정을 얻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면서 "법정에서라면 받아들여질 수 없는 엉터리 증거"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한 신문은 러시아가 부차 학살이 거짓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면서 러시아 편을 들었다.

트위터가 부차 학살을 부정하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에 경고 라벨을 붙이자 중국 CCTV 영어채널 CGTN과 관련이 있는 한 트위터 계정은 "부차 사건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성명이 검열됐다"며 어깃장을 놓았다.

중국의 한 외교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성조기, 우크라이나기와 함께 나치 깃발이 있는 사진을 올리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를 지원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NYT는 사진 속의 성조기는 조작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은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지목돼 서방 국가들에서 퇴출당한 러시아 국영방송 RT와 스푸트니크 통신사를 인용한 보도도 늘리고 있다.

RT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면서 미국을 비난하는 음모론자의 주장을 방송하면 중국 국영방송 CCTV도 동일인을 출연시켜 같은 주장을 반복하게 하는 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중국의 가짜뉴스 전파 행위가 중국 국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사회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NYT는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 등 미국과 관련한 각종 음모론이 성행하는 일부 지역의 경우 러시아발 가짜뉴스가 뿌리내릴 토양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안보 관련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안보 연대'(ASD)의 브레트 새퍼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발 가짜뉴스를 전파하는 배경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는 오랫동안 서방에 대한 불신과 적개심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중국이 러시아의 선전전에 협력하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이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러시아발 음모론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자 허위정보 전파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을 향한 미국의 경고는 별다른 효력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새퍼 연구원은 "결과만 놓고 보면 미국의 경고는 먹히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은 허위정보 전파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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