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봉쇄 상하이 일부서 시민들 '생명줄' 식품 공동구매도 금지

입력 2022-04-11 11:50
도시봉쇄 상하이 일부서 시민들 '생명줄' 식품 공동구매도 금지

푸둥신구에선 집마다 문에 '봉인스티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으로 보름째 전면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시민들의 '생명줄' 역할을 하던 식품 공동 구매까지 금지된 사례가 나타나 민생 위기가 커지고 있다.

11일 상하이 주민들에 따르면 창닝구의 일부 아파트 단지 관리 주체 측은 전날 주민들에게 더는 공동 구매를 진행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최근 일대 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 중 몇 명이 코로나19 검사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외부에서 배달된 물건에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의심하면서 공동 구매를 막은 것이다.

봉쇄 이후 상하이에서 공동 구매는 주민들이 식료품 등 각종 생활필수품을 구하기 위한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주민 대부분이 집에만 머무르는 상황에서 타오바오 같은 전자상거래와 택배·우편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중단된 상태다.

메이퇀마이차이 등 일부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근거리 기반 식료품 배송 사업만 제한적으로 운영되고는 있지만 공급은 급감한 상황에서 수요는 폭증해 극소수만 구매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에 주민들은 주거 단지별로 뭉쳐 문을 연 식료품 판매상을 직접 수소문해 공동 구매하는 방식으로 식료품을 주로 조달해왔는데 이런 방법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공동 구매를 하지 못하게 된 단지 주민들은 앞으로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일부 운영 중인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매를 시도해보거나 부정기적으로 각 가구에 제공되는 정부의 무료 식료품 지원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한 시민은 정부 지원 물자 관련 기사에 단 댓글에서 "우리 상하이는 이런 정부 지원 물자가 필요 없다"며 "지급된 것으로는 하루밖에 살 수 없는데 우리가 직접 야채, 과일, 쌀, 생필품을 사게 해 달라"고 말했다.

공동 구매 제한은 창닝구뿐만 아니라 시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단지에서 공동 구매가 금지됐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주민들의 자가격리 상태 관리와 감시도 더욱 엄격해졌다.

상하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심각한 푸둥신구는 전날 모든 관할 지역에 내려보낸 통지문을 통해 모든 단지가 각 가정이 출입문을 열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문에 봉인 종이를 붙이라고 지시했다.

푸둥신구는 통지문에서 "일부 단지의 통제가 엄격하지 못해 일부 사람이 여전히 단지 안이나 동 내부에서 움직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24시간 순찰을 통해 반드시 모든 주민이 문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통제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푸둥신구의 집마다 대대적으로 봉쇄를 뜻하는 '封'이라는 글씨가 적힌 봉인 종이가 나붙었다.

시 당국이 이처럼 주민 통제 수위를 높인 것은 15일째 이어지는 봉쇄에도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상하이의 신규 코로나19 감염자는 2만6천여명으로 또 최고치를 경신했다. 3월 1일 이후 누적 감염자는 20만명을 넘어섰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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