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2호기도 내년 9월로 가동 연기…1호기 오류 시정 여파

입력 2022-04-10 08:01
신한울 2호기도 내년 9월로 가동 연기…1호기 오류 시정 여파

전체 사업기간 16개월 더 지연…1호기는 올해 9월 가동 예정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도 정식 가동 시점이 내년 9월로 재차 늦춰진다.

앞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신한울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오류가 발견되자 내부적으로 가동 시기를 올해 3월에서 9월로 조정했는데 이를 공사계획에 정식으로 반영하면서 2호기의 가동 일정도 함께 연기했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원개발사업(신한울 1·2호기) 실시계획 변경' 고시에 따르면 2010년 4월 시작된 신한울 1·2호기의 사업기간 종료 시점이 기존 2022년 5월에서 2023년 9월로 바뀌었다.

사업기간은 원전을 건설한 뒤 연료를 장전하고 실제 상업운전을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을 의미한다. 당초 145개월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기간이 161개월로 16개월 늘었다.

산업부는 사업기간 변경 이유로 "1호기 운영허가 승인에 따른 후속 공정과 MMIS(계측제어통합설비) 및 보조건물 공조계통 개선 조치 기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1호기 시운전 과정에서 MMIS 등 일부 설비에 대한 보강 및 오류 시정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나 사업기간 종료 시점을 올해 3월에서 7월로 조정했다가 9월로 다시 변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호기는 보통 1호기와 1년간의 시차를 두고 가동하므로 역시 사업기간 종료 시기를 내년 3월에서 7월, 9월로 차례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당초 신한울 1·2호기는 2017년 4월과 2018년 4월에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북 경주 지진에 따른 부지 안전성 평가, 기자재 품질 강화 등 여러 이유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1호기는 2020년 4월, 2호기는 지난해 8월에 각각 완공됐다.

1호기는 완공된 지 1년여가 지난 작년 7월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조건부 운영 허가를 받아 첫 연료를 장전했다. 하지만 시운전 기간이 길어지며 결과적으로 상업운전이 애초 계획보다 5년 반 늦어지게 됐다.

통상적인 연료 장전 및 시운전 기간을 고려할 때 신한울 2호기의 경우 내년 9월에 가동하려면 약 8개월 전에 원안위로부터 운영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뒤인 만큼 1호기와 달리 상업운전을 위한 제반 절차가 지연 없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울 1·2호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기 가동을 주문한데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원전 정책이 재정립 수순을 밟으면서 가동 시점이 더욱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무리하게 서둘렀다가는 자칫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이미 조정한 가동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기술적인 부분 외에 서류 작업 등 행정적인 절차를 효율화하면서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는 것이지 안전성 검증 등 필수적인 부분을 생략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원전업계의 한 관계자도 "새 정부 들어 주 52시간제의 유연성 확보 등의 조처가 이뤄지면 공사 현장에서 인력 수급이 원활해져 사업기간이 조금 단축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신한울 1·2호기의 상업운전이 지연되더라도 전력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각 1.4GW(기가와트) 규모인 신한울 1·2호기가 올해 전부 가동한다는 가정하에 수립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상 올해 총 발전설비 규모는 118.0GW다.

올해 최대전력수요(목표수요 기준)는 92.5GW로, 신한울 1·2호기의 2.8GW가 빠져도 설비 예비력이 22.7GW(예비율 24.5%)여서 전력수급에 여유가 있다.

산업부는 "신규 원전은 상업운전에 앞서 시운전 중에도 일부 전력계통에 기여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전력수급은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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