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기술 안전성 약한측정서 증명…물리학 최고권위 PRL표지논문
KIST 양자정보연구단 "양자컴퓨팅·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로 활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연구팀이 양자 기술의 안전성에 관한 중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물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로 꼽히는 미국 물리학회의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PRL)에 지난 2월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양자정보연구단 홍성진(제1저자), 임향택(공동교신저자), 이승우(공동교신저자) 박사팀이 양자 측정에서 완벽한 정보 보존 관계식을 최초로 유도하고 검증해냈다고 7일 밝혔다.
양자 측정과 양자 중첩은 양자 역학을 기본으로 깔고 있는 현대 과학과 공학의 근간에 자리잡은 핵심 개념으로,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의 '안전성'(security)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양자 측정과 양자 중첩을 물리학의 유명한 사고 실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통해 해석하면 상자 안의 고양이는 살아있으면서 동시에 죽어있는 상태(양자 중첩)로 존재할 수 있고, 상자를 열어보는 순간(양자 측정) 고양이의 생사가 결정된다.
약한 측정은 측정하려는 양자 상태를 일부분만 측정하는 방법을 말한다. 상자를 다 열어보지 않고 살짝 열어서 고양이의 꼬리만 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약한 측정 후 변화된 양자 상태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되돌림' 연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약한 측정에서 발생하는 '정보 이득', '상태 변화' 뿐만 아니라 측정의 '되돌림' 확률까지 모두 통합해 양자 정보의 보전 관계를 증명하는 일이 양자 기술의 완벽한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연구팀은 되돌림 확률까지 통합한 완벽한 보존 관계식을 이론적으로 유도했다. 또 편광판과 편광자 등의 선형 광학 소자를 이용해 약한 측정과 되돌림 연산을 구현하고 단일 광자로 구현된 3차원 양자 상태에 적용해 정보 이득, 상태 변화, 되돌림 간의 정보 보존 관계를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완벽한 정보 보존 관계식은 측정으로 양자 상태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록 그 양자 상태는 더 많이 변화되거나 초기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양자 상태는 측정으로 정보의 총량이 늘어나는게 불가능하며 외부에서 정보를 빼내고 복제하려는 해킹에 원리적으로 안전하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증명한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필요에 따라 정보 이득, 상태 변화, 되돌림의 양을 조절해 목적에 맞는 양자 측정 설계가 가능해졌다"며 "양자 컴퓨팅, 양자 암호, 양자 전송 분야에서 최적화 기술로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security', 'secure'라는 영문 표현의 번역어로 '안전성', '안전'이라는 용어를 썼다.
흔히 쓰이는 '보안성', '보안'이라는 번역 표현은 의미가 지엽적이어서 이 경우는 '안전성', '안전'이라는 표현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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