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거론하며 '내 대선 패배, 文이 가장 반색'"
미 역사학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서 주장…"한국, 이란·중국 이어 3∼4번째로 행복했을 것"
"한국, 주한미군 분담금으로 50억달러 낼 예정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과 관련, "내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지도자 중 한 명이 됐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시사 매거진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을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학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대해 한국에 추가 부담을 압박한 것을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은 1년에 50억달러(약 6조원)를 낼 예정이었다"면서 "내가 선거에 이기지 못해 그가 가장 행복했을 것이다. 순위를 매기자면 아마 한국이 3번째나 4번째로 행복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에 이란이 가장 행복했을 것이고, 중국이 그 다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이란, 중국에 강경 정책을 구사했다.
또 2019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기존보다 6배 정도 많은 50억달러를 거론하면서 한국을 압박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이란, 중국, 한국을 거론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터뷰는 미국 프린스턴대 줄리안 젤리저 교수가 구성한 역사학자 패널과 진행됐다.
젤리저 교수는 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 첫 역사적 평가'의 에디터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이번 인터뷰는 디 애틀랜틱에 지난 4일 발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나는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정 선거로 패배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부인은 핵심 지역에서 법원을 통해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시도와 지난해 1월 6일 의사당 난입 사태로 이어졌다.
그에 대한 탄핵안은 두 번 가결됐으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계속 지지하면서 그는 기사회생했다.
이 덕분에 그는 2024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으며 실제 이번 인터뷰에서도 대선 재출마 의사를 반복적으로 내비쳤다.
젤리저 교수는 디 애틀랜틱 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역사가들이 증거를 어떻게 수집하고 평가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역사가들의 승인을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가들과 만남 이후에 자신의 재임 기간과 관련된 책을 위한 인터뷰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젤린저 교수가 전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7월 성명에서 이런 인터뷰를 '시간 낭비'라고 부르면서, "이런 작가들은 자주 사실이나 현실과 무관하게 자기 의제나 자기 생각대로 글을 쓰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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