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 암시장 '히드라', 미·독 공조로 폐쇄

입력 2022-04-06 11:39
세계 최대 인터넷 암시장 '히드라', 미·독 공조로 폐쇄

독일 검찰, 히드라 서버 압수…미국, 러시아인 운영자 기소

가상화폐 활용 러 거래·재원마련 차단 조처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세계 최대 다크넷 마켓인 '히드라'가 미국과 독일 사법당국의 공조로 폐쇄됐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 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크넷 마켓은 통상적으로는 접속할 수 없는 인터넷상의 암시장으로 마약 거래와 돈세탁 등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주로 러시아어권에서 사용되는 히드라 마켓은 그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작년도 다크넷 관련 암호화폐 거래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검찰은 독일 내에 있던 히드라 마켓의 서버를 압수해 서비스를 중단시켰다고 이날 밝혔다. 독일 검찰은 이 과정에서 2천300만 유로(약 30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독일 검찰은 히드라 마켓이 2015년 문을 연 이래 마약 거래, 문서위조, 해킹 등 각종 불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입점해 있던 '매장'은 1만9천개, 고객수는 1천700만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히드라 마켓은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약 12억3천만 유로(약 1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사법당국은 작년 8월부터 미국 법무부, 미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히드라 마켓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미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히드라 마켓 서버를 운영·관리한 러시아인 드미트리 파블로프(30)를 돈세탁과 마약 유통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히드라 마켓과 가상화폐거래소인 '가란텍스'를 제재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과의 거래는 금지되고 미국 내 관련 자산은 모두 동결됐다.

미 재무부는 가란텍스의 거래액 중 1억 달러(약 1천200억원) 이상이 히드라를 비롯한 다크넷 마켓이나 범죄자들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오늘 조처는 범죄자들에게 다크넷이든, 러시아든 세계 어디에도 그들이 숨을 곳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미 정부가 작년 유가 급등 사태를 초래한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랜섬웨어 공격을 계기로 다크넷과 사이버범죄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면서 작년 9월과 11월 러시아 암호화폐 거래소 수엑스와 차텍스를 잇달아 제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를 근거지로 삼는 사이버범죄를 차단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와 연동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러시아의 거래와 재원 마련을 차단하려는 조처라는 분석도 있다.

미 재무부는 제재 대상이 된 가란텍스와 수엑스, 차텍스가 모두 모스크바의 마천루인 페더레이션 타워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이날 성명에서 밝혔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