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이사회 합류…경영 참여 '적극 투자자'로 전환(종합)
임기 2년…머스크 "트위터 훨씬 더 낫게 개선하기를 기대"
머스크 '편집 기능 추가' 온라인 설문…트위터 "작년부터 작업"
(뉴욕·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고일환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의 경영에도 참여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가 머스크를 이사회 멤버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가 트위터 최대 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하루 만이다. 그는 트위터의 12번째 이사로 참여하게 되며 임기는 2년이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수 주간 머스크와 대화를 통해 그의 합류가 회사에 큰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머스크는 트위터에 대한 열정적인 지지자이면서도 사용자 서비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갖고 있다"며 그의 합류가 트위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 친구인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도 "그가 이사회에 동참해 정말 기쁘다"고 환영했다. 도시는 오는 5월 트위터 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에 대해 머스크도 "파라그 CEO 및 이사회 멤버들과 함께 향후 트위터를 훨씬 더 낫게 개선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머스크는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위터 지분 9.2%를 취득해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고 신고했다. 지분 매입은 지난달 14일 이뤄졌다.
이어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 합류가 확정된 이날 자신을 '적극적 투자자'라고 재공시했다.
앞서 그는 SEC에 트위터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수동적 지분'을 가진 투자자라고 신고했으나 적극적 투자자를 의미하는 '13D' 양식에 맞춰 지분 취득 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틴의 마크 슈물릭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자동차 뒷자리에서 앞 좌석으로 이동했다"며 "사실 그가 (트위터) 운전사"라고 평가했다.
트위터 내부 소식통도 머스크가 트위터의 편집 기능 추가, 소셜미디어간 개방형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블루스카이' 프로젝트 등 회사의 전략적 의사 결정에 관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실제로 전날 트위터에 편집 기능을 추가할지를 묻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벌였다. 현재 트위터에는 글을 한번 게시하면 이를 수정하는 기능이 없다.
머스크의 설문이 관심을 끌자 트위터는 이날 작년부터 편집 기능을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고 앞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료 고객인 블루 회원을 대상으로 이 기능을 테스트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다만, 트위터는 머스크의 설문 때문에 편집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자칭 '표현의 자유 절대론자'인 머스크가 트위터의 콘텐츠 규제와 계정 관리 정책에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위터는 폭력 선동이나 가짜뉴스 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왔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도 중단시켰다.
하지만, 소식통은 "머스크는 어떤 발언을 트위터에서 금지하고 어떤 계정을 복원할지에 대해선 발언권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책은 모든 이사진에게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머스크가 지분 취득을 발판으로 트위터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유력하게 제기됐으나 이 가능성도 일단 차단됐다.
트위터가 이날 공시를 통해 머스크가 이사회 멤버로 있는 한 회사 지분의 14.9% 이상 보유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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