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마리우폴 90% 파괴…사람 살 수 없는 도시"

입력 2022-04-06 01:13
수정 2022-04-06 12:25
[우크라 침공] "마리우폴 90% 파괴…사람 살 수 없는 도시"

마이우폴 시장 "도시에 남겨진 주민 12만명 구조 시급"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인도적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시 당국이 우려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5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인근 자포리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리우폴이 처한 현 상황을 이같이 묘사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우리 추산으로는 12만 명의 주민이 여전히 도시에 남아있다. 현재 상황은 이미 인도적인 재앙 수준을 넘어섰다. 주민들은 지난 30일간 난방은 물론 물조차 쓰지 못했다"고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전체 주민을 구조하는 일이 현재로선 매우 중요하다"며 "이들을 마리우폴에서 대피시키고자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현재의 마리우폴을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마리우폴을 함락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육로 회랑이 완성되는 까닭에 러시아군도 사활을 걸고 공세를 펼쳐왔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래 한 달 넘게 지속한 집중 포격·공습으로 도시는 완전히 폐허가 됐다. 시 당국은 도시의 90%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리우폴 주민들의 피란을 돕고자 파견됐다가 러시아 측에 억류된 국제적십자사(ICRC) 구조대가 4∼5일 밤사이 석방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ICRC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구조대가 간밤에 풀려났다고 알리며 "우리와 구조대 가족들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ICRC 구조대는 전날 자포리자를 떠나 마리우폴 방향으로 가다가 마리우폴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마을 만후시에서 러시아 병력에 억류됐다. 구조대는 총 9명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ICRC 구조대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협상을 거쳐 구조대가 풀려났으며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자포리자로 다시 돌아갔다"고 말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