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비난 안 해도 아시아 교역은 지장없을 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지 않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지만, 아시아 교역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 지역의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지정학적 균열로 그러한 관계가 무너지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고 제재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많은 국가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반응은 (서방보다) 훨씬 절제되며 이는 '중립'을 취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아시아에서의 교역이나 외교 관계에 큰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남아시아연구소의 아미텐두 파릿 분석가는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아시아 대부분 지역과 중국의 경제적·사업적 연결 고리는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영향을 받기에는 너무 크다"며 "그러므로 중국은 (아시아에서는)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의 허웨이원 분석가는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려고 노력해왔음에도 지난 10년간 중국과 아세안의 교역은 성장세였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09년 이래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아세안의 최대 교역 파트너로 올라섰다.
홍콩 링난대 추둥샤오 교수는 중국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의 당사자였다면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에 영향이 있겠지만,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 아시아 교역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연구소 왕후이야오 이사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각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 아세안 3개국 외무장관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자국과 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들의 방문에 대해 중국과 아세안의 협력 증진에 대한 높은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독일 국제안보문제연구소의 한스 마울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 역내 교역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기술 분야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잡고 있어 중국이 반도체 분야 등 기술과 부품 수입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2차 제재의 파장을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지만 교역 차질 가능성은 상당이 크다"고 봤다.
그런가 하면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소의 류즈친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를 비난하든 안 하든 미국은 중국과 유럽, 아세안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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