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룟값 폭등에 말레이 촌로 '한숨'…재산목록 1호 소 처분

입력 2022-04-05 11:44
국제 사룟값 폭등에 말레이 촌로 '한숨'…재산목록 1호 소 처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사룟값이 폭등하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자식 같은 가축까지 내다 판 한 노인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말레이시아 트렝가누주의 시골 마을에 사는 70세 노인 이브라힘 모하맛으로, 그동안 1t 무게를 자랑하는 '리무진 소'를 애완용으로 애지중지 키워왔다.

리무진 소는 프랑스 리무쟁이 원산지인 육우 품종이다.

이브라힘은 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가축 사육자로, 최근 리무진 소와 함께 샤롤레종, 벨지안 블루종 등 13마리를 키웠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사룟값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으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는 5일자 하리안메트로에 "이번 사룟값 인상은 지난 39년간 소를 길러온 이래 최고치"라며 "결국 작은 소들의 사룟값을 위해 내가 제일 사랑하고 아끼던 리무진 소를 팔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밀 가격은 20% 이상, 보리는 30% 이상 급등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식량과 비료 가격이 치솟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 세계 곡물 시장 점유율은 밀이 27%, 보리가 23%일 정도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비중이 크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는 동남아시아까지 퍼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은 식료품 부문 보조금을 긴급 투입하는 등 물가 안정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국제 사룟값이 상승해 계란, 닭고기 가격이 들썩이자 양계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 안정을 위한 보조금도 마련하고 나섰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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