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세계 전기동력차 판매 666만대…전년대비 2배로 늘어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분석…중국이 333만대로 절반 차지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량 5위…테슬라 1위 유지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지난해 전세계에서 판매된 전기동력차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666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5일 발표한 '2021년 주요국 전기동력차 보급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는 공급망 불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4%대의 완만한 성장률을 보인 반면,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 등 전기동력차의 판매는 666만여대로 전년 대비 110.7%나 증가했다.
이 중 순수전기차는 전년 대비 119% 증가한 473만대였고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출시 모델 확대의 영향으로 92.6% 늘어난 192만대가 판매됐다. 수소전기차는 86.3% 늘어 1만5천500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동력차의 점유율은 재작년 3.9%에서 작년 7.9%로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시장의 급성장세가 돋보였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 대비 166.6% 늘어난 333만대를 팔아 전세계 전기동력차 판매량의 절반(50%)을 차지했다. 이는 재작년 전기동력차 시장점유율(39.5%)에 비해 10.5% 상승한 수준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올해까지 전기차 보조금을 연장한 데다 훙광 미니 등 보급형 모델 판매가 확대됐고, 테슬라·니오 등의 고가 전기차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는 내연기관차의 생산은 감소했지만 전기동력차의 신차 출시는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66.1% 증가한 234만대가 판매됐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35.1%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은 지난 2020년 도입한 '혁신 프리미엄 보조금 제도'를 2025년까지 연장하면서 전기동력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72%나 증가하며 유럽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바이든 정부의 환경 정책 강화와 공공 부문 전기동력차 구매 제도 도입, 신규 모델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1.3% 증가한 67만대가 판매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년 대비 103.8% 증가한 12만9천대가 판매돼 재작년에 이어 판매량 기준 전세계 9위를 유지했다.
제작사별로는 테슬라가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공장과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급 확대로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04만5천72대를 판매하며 재작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적용한 ID.3 등 신모델 출시에 힘입어 전년 대비 84.2% 증가한 70만9천30대를 판매하며 2위를 지켰다.
3위는 중국 전기동력차 전문 기업인 BYD로 전년 대비 232.2% 증가한 59만5천89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기아는 전년 대비 98.1% 증가한 34만8천783대를 팔아 재작년(6위)보다 한 계단 상승한 5위에 올랐다.
전기차 모델별 판매량을 살펴보면 테슬라 모델 3가 56만3천266대로 1위를 차지했고, 모델 Y는 43만5천672대로 2위였다.
중국 SAIC-GM-우링 자동차(SGMW)의 훙광 미니는 42만6천482대가 판매돼 3위를 기록하면서 상위 3개 모델이 전체 전기차 판매의 30.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코나와 니로만 20위권 내로 진입하며 각각 15위와 18위를 기록했다.
특히 20위권 내 중국계 브랜드 모델의 판매 비중은 2020년 30.8%에서 지난해 40.2%로 증가했고, 20위권 전체 모델의 합계 시장 점유율은 재작년 59.6%에서 작년 55.3%로 하락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하위권 모델의 실제 판매량은 증가했지만 경쟁 모델들이 늘어나면서 모델별 시장 점유율은 1%대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지난해 전기동력차 시장은 보조금과 인프라 구축, 세제 혜택 등 각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성장했다"며 "규제 위주 정책보다 충전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위주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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