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로나19로 소득 감소한 경제활동자 10% "대출 끌어다 써"
자영업자 월평균 매출액은 2년 연속 감소
신한은행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나 임금 근로자와 같은 국내 경제활동자 10명 중 1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을 끌어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영업자의 경우 월평균 사업 매출액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수준을 여전히 밑돌았던 것으로도 조사됐다.
◇ 코로나19로 소득 줄자 "대출 이용" 응답 10%대로↑
신한은행이 5일 발간한 '2022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20∼64세 경제활동자(근로자·자영업자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각각 482만원, 337만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자영업자 소득은 2019년 499만원에서 2020년 491만원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소득은 같은 기간 364만원에서 255만원으로 줄어든 바 있다.
정규직 임금근로자 소득은 2019년과 2020년 478만원으로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가 지난해 485만원으로 늘었다. 프리랜서 소득은 2020년에 대폭 하락(343만원→310만원)했다가 지난해 3만원 늘어난 313만원으로 집계되며 상승 전환했다.
소득이 줄자 대출을 받았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2020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임금근로자의 경우 소득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대출을 이용했다고 답한 비율이 전년보다 6.1%포인트, 3.5%포인트씩 늘어나며 16.1%, 12.2%를 기록했다.
정규직 임금근로자와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같은 대답을 한 비율은 2020년 10%를 밑돌았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11.5%, 11.4%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경제활동자들이 소득 감소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지출을 줄이고 대출 이용 등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제활동자 80%는 올해 생활형편이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더 좋아지고, 가계지출은 지난해와 유사하거나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지난해 사교육·여가활동 지출 '쑥'
경제활동자의 지난해 월평균 소비액은 전년 240만원에서 2만원 늘어난 2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녀를 위한 교육비가 2020년 월평균 28만원에서 지난해 30만원으로 늘었는데, 특히 자녀의 연령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증가 폭도 커졌다.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구와 미취학·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의 사교육비가 2020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4만원, 10만원 늘어나는 동안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구는 13만원 늘어난 것이다.
보고서는 "가구의 소비 증가에 교육비 지출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이는 코로나19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결손을 사교육으로 보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국내 여행이나 운동과 같은 분야에 즉흥적으로 돈을 쓰는 등 보복소비도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32.5%가 당초 계획에 없던 분야에 돈을 썼다고 답했다.
20대는 국내 숙박, 명품, 골프·헬스장 회원권 구매 등의 소비를 했고, 30대는 국내 숙박을 비롯해 실내용 취미 관련 용품 구매 등을 위한 '충동 소비'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상에서 레저용품과 장비 구입을 위한 즉흥적인 지출도 늘었는데, 이는 소규모 인원으로 즐길 수 있는 골프, 캠핑, 등산 등 야외활동이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여가생활로 부상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자영업자 매출 2년째 감소…"올해는 매출 늘 것" 전망도
자영업자의 지난해 월평균 사업 매출액은 전년보다 266만원(9.8%) 감소한 2천44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683만원·20.1%)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매출(3천394만원)보다 28% 적은 수준이다.
매출 규모가 1천만원대인 업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요식업과 교육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60% 이상이 지난해 사업 매출액은 2020년보다 감소했는데, 요식업 분야 자영업자의 98.1%, 학원 등 교육 서비스업 자영업자의 86.7%는 코로나19가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다만 자영업자 70%는 올해 사업매출이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스포츠·오락·여가 관련 서비스업과 의류·잡화점 자영업자의 45%가량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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