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정적' 대통령-부통령, 군대 지휘권 통합 합의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오랜 내전에 시달려온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권력을 분점한 살바 키르 대통령과 반군 지도자 출신의 리크 마차르 제1 부통령이 군(軍) 지휘권 통합에 합의했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이날 수도 주바에서 군과 경찰의 지휘권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에 따라 향후 군대와 경찰 지휘부는 키르 대통령 계가 60%, 마차르 부통령 계가 40% 비율로 채워지게 된다.
주요 지휘관 직책의 배분을 포함한 구체적인 합의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합의로 양측간 무력 충돌 재발 우려가 일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독립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 중 하나다.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만, 국민은 오랜 내전으로 고통받았다.
2013년 키르 대통령이 당시 부통령이던 마차르를 쿠데타 모의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본격화했다.
이후 키르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차르 추종자들의 무력 충돌로 약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키르와 마차르는 2018년 9월 에티오피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그러나 권력분점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2년이 지난 2020년 2월이 되어서야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후에도 대통령의 명령을 받는 정부군과 부통령을 따르는 군인들이 충돌하면서 심각한 내전 재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마차르 부통령은 중재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키르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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