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사무실 근무자 증가에 방역조치 하나둘 해제
IT기업들 사무실 복귀 속 직원들은 필요성에 의문 제기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사무실 근무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백신 접종·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규제를 푸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간 재택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사무실 복귀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정부의 방역지침 완화에 따라 지난달 중순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사항에서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자발적인 착용으로 변경했다.
또 4일부터 백신 의무접종과 코로나19 감염 사실 신고 등의 다른 방역 규제도 풀고 백신 접종자만 고용한다는 방침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직원들은 집에 머물러야 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방역 규제를 다시 강화할 수 있다고 JP모건체이스는 밝혔다.
버라이즌은 지난달 지역사회 감염이 여전히 많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장 내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지 않기로 했다.
또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위한 설문도 간소화했으며, 이번 주부터는 재택·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체계도 본격화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종교적·의학적 사유로 인해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직원의 사무실 출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보잉 등 일부 대기업들은 지난해 말 법원 판결에 따라 직원에 대한 백신 의무접종 정책 적용을 중단했다.
보안업체인 캐슬 시스템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10대 도시의 평균 사무실 출근율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40%까지 올라간 상태이다.
이와 관련, CNBC 방송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에 나서고 있지만, 직원들은 사무실 근무의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최근 주 3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체계에 따라 사무실 복귀를 시작한 구글의 경우, 직원 전체 회의에서 사무실 복귀 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전했다.
아직 코로나19의 위험이 사라진 것이 아니며 고유가 등으로 인해 출퇴근 비용도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효율성이 입증된 재택근무를 축소하려는 회사 방침에 대해 많은 직원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 방송은 그러나 영구적인 재택근무 허용방침을 밝혔던 트위터가 지난달 업무 배분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사무실 근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경영진 입장에서는 사무실 근무의 효율성을 저버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는 동시에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인력 유출도 막아야 하는 경영진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인력파견업체인 로버트 하프의 메건 슬라빈스키는 고용주의 3분의 2는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원했지만, 직원의 절반은 사무실 근무만 해야 한다면 차라리 이직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고용주와 직원들의 인식 차이가 놀라울 정도로 벌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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