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네팔과 철도·에너지 협력 강화…중국 견제 박차
뉴델리서 정상회담…네팔 총리는 첫 해외 방문지로 인도 선택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중국의 남아시아 지역 영향력 확대에 맞서 이웃 나라 네팔과 철도·에너지 등 협력 강화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전날 수도 뉴델리에서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네팔 총리와 정상 회담을 열었다.
데우바 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한 후 첫 공식 해외 방문지로 인도를 선택하고 지난 1일 뉴델리에 도착했다.
양국 정상은 인도 동부 비하르주와 네팔을 잇는 여객 열차 운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는 등 교류 확대에 합의했다.
인도는 2014년 이후 운영이 중단된 여객 열차 교류를 복원하기 위해 철로를 건설했고 네팔은 열차 구매 등 협력에 나섰다.
모디 총리와 데우바 총리는 또 네팔의 송전망, 수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비롯해 석유 공급, 금융 결제, 무역 등에서도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양국의 국민과 문화 등은 고대 때부터 연결돼 있다"며 "세계 어디에서도 인도와 네팔의 관계 같은 우정을 찾아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팔은 인도의 오랜 우방이었지만 중국이 지난 몇 년간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을 앞세워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데우바 정부 직전에 집권했던 K.P. 샤르마 올리 정부는 노골적으로 '친중' 성향을 드러내 인도가 바짝 긴장했다.
5번째 총리직을 수행 중인 데우바 총리는 중국보다는 인도에 가까운 정치인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취임 후에는 미국, 인도와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친중 성향의 연정 파트너 마오주의자 정당 등의 반대 속에 미국의 '무상 지원' 수용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네팔 의회는 지난 2월 말 미국의 해외 원조기구인 '밀레니엄 챌린지 코퍼레이션(MCC)'이 네팔 인프라 프로젝트에 5억 달러(약 6천100억원)를 지원하는 안을 승인했다.
이 안은 2017년부터 추진됐지만 네팔 법과 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일부 정치권의 우려로 인해 보류됐다가 프로젝트 승인 마감 시한을 앞두고 의회를 통과했다.
데우바 총리의 인도 방문 직전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하순 네팔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왕 부장도 네팔과 전력망 구축 등 인프라 건설 관련, 여러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왕 부장은 당시 방문에서 "양국 국내 정세와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은 네팔과의 우호정책과 호혜 협력을 확고부동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을 치르는 등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특히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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