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격 상승 덕에 발전 공기업 지난해 예상 밖 호실적

입력 2022-04-03 08:50
전력도매가격 상승 덕에 발전 공기업 지난해 예상 밖 호실적

중부·남동·남부·동서 흑자 달성…서부도 적자 폭 줄여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던 한국전력의 5개 발전 자회사들이 실제로는 비교적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오르고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발전이 축소되는 악조건 속에서도 수익을 좌우하는 계통한계가격(SMP·전력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3일 각사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발전 5사 중 중부·남동·남부·동서발전은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중부발전의 작년 매출은 5조3천43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늘었고 영업이익은 3천118억원을 기록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남동발전 역시 매출이 5조3천403억원으로 22.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90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남부발전은 매출 6조483억원, 영업이익 53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0.5%, 107.0% 확대됐다.

동서발전의 매출은 14.5% 증가한 4조7천96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830억원으로 집계돼 흑자로 돌아섰다.

서부발전의 경우 37.8% 증가한 5조1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450억원의 영업손실이 나긴 했으나 전년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발전 공기업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것은 SMP가 상승한 영향이 크다.

SMP는 발전 공기업이 한전에 판매하는 전력도매가격으로,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아 시차를 두고 등락한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SMP도 동반 상승한 것이다.

전력거래소 정보통계시스템(EPSIS)에 따르면 작년 1월 kWh(킬로와트시)당 70.65원이던 통합 SMP(가중평균)는 꾸준히 올라 10월(107.76원)에 100원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며 12월에는 142.81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5년 1월(140.54원)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발전 공기업들은 한전에 대한 전력 판매수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중부발전(보령 1·2호기)과 남동발전(삼천포 1·2호기)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석탄발전소가 폐쇄된 데 따른 손실까지 만회했다.

한때 200원을 넘는 등 SMP 상승세가 해를 넘겨 지속되는 가운데 발전 5사는 경영 환경이 작년보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각사가 최근 이사회에 보고한 올해 예산운영계획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남동발전은 2천억원, 남부발전은 637억원, 동서발전은 1천53억원, 서부발전은 1천2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운영계획에서 회사별로 2천억∼3천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재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진 것이다.

한 발전사는 이사회에서 "LNG 및 유가 상승으로 인해 SMP가 크게 상승함에 따라 전력 판매수익도 높아져 수익구조가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전의 또 다른 발전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전력 판매량 및 판매단가 하락 여파로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한수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9조4천691억원, 영업이익은 8천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 38.9% 감소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이용률이 떨어져 전력 판매량이 줄었고, 전력 판매단가도 하락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원전 이용률은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계획예방정비 등의 영향으로 2020년 75.3%에서 지난해 74.5%로 소폭 하락했다.

이 기간 한수원의 전력 판매량은 15만6천989GWh(기가와트시)에서 15만5천146GWh로 줄었으며, 평균 전력 판매단가도 kWh당 60.9원에서 58.4원으로 하락했다.

[표] 발전 공기업 2021년 연결기준 실적(단위: 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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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 영업이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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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 2020년 │ 증감 │ 2021년 │ 2020년 │ 증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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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부발전 │53,434│43,577│22.6│ 3,118│ 1,0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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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동발전 │53,403│43,473│22.8│ 905│-781│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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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발전 │60,483│43,049│40.5│ 530│ 256│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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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발전 │47,960│41,879│14.5│ 830│-851│흑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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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발전 │50,016│36,290│37.8│-450│-596│적자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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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원 │94,691│99,997│-5.3│ 8,044│ 13,158│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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