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수출 中잠수함에 독일산 엔진 못 넣는 건 EU 금수 때문"

입력 2022-04-02 13:35
"태국 수출 中잠수함에 독일산 엔진 못 넣는 건 EU 금수 때문"

VOA "'이중 용도' 제재 회피 꼼수 태국 수출 알려지면서 제동"

"태국에 인도될 잠수함 건조 중단돼…독일 엔진 문제 해결돼야 재개"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중국이 태국에 수출하려던 잠수함에 장착될 독일산 엔진의 수출이 거부된 것은 중국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금수 조치와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태국 해군 획득 부문 책임자인 아피차이 솜폰룽 소장은 지난달 31일 방송에 "엔진 문제가 끝나지 않아 중국측 잠수함 건조 작업이 막힌 상태"라며 "이 문제를 끝내야 건조 작업이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수함이 내년에는 태국에 인도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정부는 쿠데타를 비판하는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냉각하자 2017년 중국산 위안급 잠수함 3척 구매 계획을 확정했다.

이 중 135억 밧(약 4천980억원)에 달하는 첫 번째 잠수함은 내년 또는 오는 2024년 태국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피차이 소장은 중국과 계약을 체결한 잠수함 3척에는 독일제 MTU396 디젤엔진이 들어간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독일 업체가 만든 엔진의 중국 수출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야당 의원도 태국 정부와 중국선박중공국제무역공사(CSOC)간의 계약에 따르면 잠수함에는 독일제 MTU 엔진이 들어가야 하지만, 독일 업체가 엔진의 중국 판매를 거부했다고 지난 2월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독일이 회원국인 EU의 대중국 무기수출 금지 제재가 수출 금지의 이유로 보인다고 방송이 보도했다.

EU는 중국 당국이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한 지난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중국에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의 군수 기업은 제재를 피하려고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할 수 있는 '이중 용도' 명목으로 군용 제품을 수출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안보전문가인 존 그레밧은 방송에 독일 MTU사가 그동안 '이중 용도' 명목으로 중국에 엔진을 수출해왔지만, 이 엔진을 장착하는 잠수함을 태국에 수출하게 되면서 이런 '꼼수'에 제동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그레밧은 "잠수함이 태국에 수출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MTU 엔진이 중국 잠수함에 들어가는 걸 모르고, 따라서 수출도 그대로 진행됐을 것"이라며 "그러나 수출이 뉴스가 되면서 독일 정부가 '우리는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됐다"고 언급했다.

태국 푸어타이당의 유타퐁 짜라사티안 의원은 지난 2월 독일제 MTU 엔진을 공급받기 어려워지자 중국이 대신 자국산 엔진을 태국 수출 잠수함에 장착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는 자칫 잠수함과 승조원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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