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카불서 납치된 미국인 "석방 호소" 동영상 공개

입력 2022-04-02 10:53
2년 전 카불서 납치된 미국인 "석방 호소" 동영상 공개

또 다른 미국인 등 억류자 2명은 105일 만에 석방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2년 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납치된 미국인 마크 프레릭스가 석방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일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마크 프레릭스(60)는 미 해군 출신의 토목기사로, 2020년 1월 31일 카불에서 납치된 뒤 소식이 끊겼다.

미 당국은 프레릭스가 탈레반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에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보고, 탈레반 재집권 후 회담에서 그의 석방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The New Yorker)는 아프간의 신원 미상 개인으로부터 입수했다며 1일 프레릭스의 동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동영상은 프레릭스가 아프간 전통 복장을 하고 "석방되길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에 부탁한다. 제발 풀어 달라. 내가 가족과 다시 만나도록 해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이 담겼다.

프레릭스가 "오늘은 2021년 11월 28일"이라고 동영상에서 말했다.

프레릭스의 여동생은 동영상 속 남성이 오빠가 맞는다며 "그가 살아 있을 것이란 우리 가족의 믿음을 확인해줘서 감사하다"며 동영상 공개를 환영했다.

프레릭스의 가족은 동영상이 공개된 것을 두고 탈레반이 석방 협상 의지를 비친 것이라며 미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탈레반은 미국에서 종신형을 사는 '아프간의 마약왕' 바시르 누르자이와 프레릭스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 정부가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르자이는 1980년대 탈레반 창설자와 함께 소련에 맞서 싸웠고, 이후 탈레반에 무기를 지원하는 등 밀접한 사이로 전해진다. 그는 2005년 4월 뉴욕에서 체포됐다.



한편, 미 국무부는 아프간에 억류됐던 또 다른 미국인과 미 영주권자 등 총 2명이 풀려났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미 시민권자인 사이풀라 라우프와 미 그린카드 소지자 아니스 칼릴이 아프간에서 인도주의적 일을 하다 부당하게 구금돼 있었고, 이들 두 명이 형제 사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이들이 현재 카타르에서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라우프와 칼릴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더 많은 일이 남아있다. 미국인을 부당하게 포로로 잡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억류된 모든 미국인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성명을 냈다.

인도주의단체 '휴먼 퍼스트 콜리션'(Human First Coalition)은 회장인 사이풀라와 라우프 형제가 작년 12월 18일 탈레반에 구금됐다가 105일 만에 풀려났다며 이들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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