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육중한 차체에 '미국감성' 가득…초대형 SUV 쉐보레 '타호'
전장 5천350㎜·전고 1천925㎜…오프로드 주행·트레일링도 무리없어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육중한 차체에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2022 타호'를 국내에 출시했다.
31일 2022 타호를 몰고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경기 용인시 양지파인리조트까지 왕복 약 90㎞를 주행한 뒤 오프로드 코스와 트레일링 기능을 체험했다.
이날 만난 타호의 인상은 듣던 대로 거대하고 묵직한 외관에 중형 SUV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실내 공간과 거친 오프로드 감성을 더해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보적인 '미국 차'였다.
타호는 전장 5천350㎜, 전폭 2천60㎜, 전고 1천925㎜의 크기에 22인치에 달하는 휠을 장착한 7인승 풀사이즈 SUV다. 국내에서는 브랜드 최고 등급인 '하이컨트리' 단일 트림으로 판매된다.
먼저 전면부는 다소 투박하고 뭉툭하면서도 동시에 대담하고 위엄있는 인상을 줬다. 양각으로 새겨진 대형 크롬 하이컨트리 로고와 갈바노 크롬 그릴, 새로운 디자인의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도 눈에 띄었다.
실내로 눈을 돌리자 타호의 진가가 나타났다. 2022 타호는 4세대 모델보다 125㎜ 길어진 3천71㎜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각각 1천67㎜와 886㎜의 2열과 3열 레그룸을 제공한다.
1열 헤드레스트 뒤에는 터치 디스플레이 2개를 양쪽에 설치해 2·3열 탑승자들이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띄었다.
2·3열 시트를 접자 성인 남성 2명이 거뜬히 누울 수 있을 정도의 널찍한 실내 공간이 나타났다.
타호의 기본 적재 공간은 722L(리터)로, 2·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 공간은 3천480L에 이른다. 차박(차+숙박)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다양한 캠핑·레저용 장비를 싣고도 남을 만한 정도의 충분한 공간이다.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타호는 기분 좋은 엔진음과 함께 안정적으로 속도를 냈다. 타호에는 6.2L V8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대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m의 성능을 낸다.
대형 SUV에서 흔히 발생하는 진동과 롤링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1천분의 1초 단위로 노면을 스캔해 차량을 최적화하는 '마크네틱 라이드 컨트롤' 기능이 탑재된 덕분에 과속방지턱이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의 승차감도 우수했다.
이날 시승 행사에서는 약 3㎞의 오프로드 코스와 1㎞가량의 트레일링 코스 체험 시간도 주어졌다.
타호는 오프로드 주행 모드로 설정하면 차고를 최소 25㎜에서 최대 50㎜까지 높일 수 있어 안전한 험로 주행이 가능하다.
울퉁불퉁한 오르막길로 이뤄진 오프로드 코스에서 차고를 20㎜가량 높이자 타호는 균형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통과했고,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자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미끄러지지 않아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줬다.
차체가 크고 추진력이 좋은 만큼 차량 길이의 약 1.5배에 달하는 캠핑 트레일러를 견인하는 데도 무리가 없었다. 트레일링 모드로 설정하면 활성화되는 후면 카메라는 후방 상황을 확인하기에 편리했다.
다만 차체가 큰 만큼 연비는 복합 기준 6.4㎞/L(고속 7.6㎞/L·도심 5.7㎞/L)로 우수하지 않은 편이다.
오프로드 주행 환경이 많지 않으며 골목길이 많은 우리나라 주행환경에서 9천만원대라는 고가에도 타호를 선택하는 국내 고객이 많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쉐보레는 타호 출시를 계기로 국내 생산 제품과 수입 제품의 '투트랙'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면서 소형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SUV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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