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NG 수출 호황에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올해 50%↑

입력 2022-03-31 09:48
미국 LNG 수출 호황에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올해 50%↑

미 행정부, 에탄올 고함유 휘발유 판매제한 일시 해제 고려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5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100만BTU(열량단위)당 5.6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의 올해 상승률은 50%로, 세계 금융위기를 앞두고 급등세를 나타냈던 지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가라앉은 이후 수요 회복으로 10여 년간에 걸친 부진에서 벗어났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 탈피 정책에 힘입어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 난방·여름 냉방 성수기 사이에 낀 봄철에는 통상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했지만, 올해는 미국의 LNG 수출 호조와 이에 따른 재고 감소 영향으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유럽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에 LNG 수출 확대를 약속한 것도 천연가스 가격 강세에 일조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미국의 LNG 수출은 1월에 증가세를 보이다 2월 멕시코만 기상 문제로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새로운 LNG 생산 시설들이 속속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올해 전체 수출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하루 평균 LNG 수출량은 약 3억2천만㎥로 지난해보다 1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현재 미국 내 48개 주 천연가스 재고는 생산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늘어났음에도 최근 5년간 평균보다 17% 줄어든 상태이다.

이에 따라 올해 천연가스 가격 예상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여름과 겨울 천연가스 가격 전망치를 종전 100만BTU당 3.45∼3.55달러에서 4.50∼5.1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라보뱅크의 선임 상품시장 전략가인 라이언 피츠모리스는 미국 천연가스 시장이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간 2∼3.50달러 사이였던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는 4.50∼6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설문조사에 응한 미국 석유·천연가스 기업 경영진도 올해 천연가스 가격이 4달러에서 5.5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역대 최고가 수준인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에탄올이 15% 첨가된 'E15' 휘발유에 대한 여름철 판매 제한조치를 일시 해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는 휘발유에 일정량의 에탄올을 의무적으로 섞는 '에탄올 혼합 의무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통상 휘발유에는 10%의 에탄올이 들어가지만, 에탄올을 최고 15%까지 혼합한 E15도 판매된다.

다만 미 환경보호청(EPA)은 E15가 더운 날씨에선 매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여름철 판매를 제한해왔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