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의원 이탈로 美 첫 흑인여성 대법관 '초당적' 인준 청신호
당지도부 반대에도 콜린스의원 "지명과정 정치화 반대" 찬성 입장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최초의 여성 흑인 연방대법관 지명자인 커탄지 브라운 잭슨 후보에 대한 의회 표결이 임박한 가운데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인준에 청신호가 켜졌다.
공화당 지도부가 인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에서 이탈표가 생기면서 공화당 지도력에 생채기가 난 반면, 백악관과 민주당은 반색하고 나섰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잭슨 후보에 대한 광범위한 기록을 검토하고, 청문회 증언을 지켜보고, 두 번 직접 만난 후 난 그가 대법관으로 일할 경험과 자질, 진실성을 갖추고 있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콜린스 의원은 그러면서 인준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는 연방대법관 지명 과정의 정치화를 반대한다며 "상원은 정당과 무관하게 대통령의 후보자 선택을 매우 존중해왔다.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과 무결성에 대한 신뢰를 심어줬고 법원이 정치 싸움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은 공화당이 여당이던 지난 2020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인준 당시 공화당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인사다. 배럿의 자질을 문제 삼은 게 아니라 대선을 앞두고 인준 절차를 강행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콜린스 상원의원의 잭슨 후보 지지 표명은 공화당 의원으로는 처음이다.
대법관 지명자는 상원 전체 표결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야 인준될 수 있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민주 성향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50석씩 반분하고 있다.
지난주 인준 청문회 직후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했고, 민주당 내 야당 인사로 불리는 조 맨친 상원의원이 잭슨 후보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면서 상원 전체 표결에서 가부동수 가능성이 점쳐졌었다.
하지만 콜린스 의원이 이탈하면서 인준 가능성은 상당히 커진 셈이다.
물론 가부동수가 나오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인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이 경우 '반쪽짜리 인준'이란 오명을 쓰게 된다. 민주당으로선 콜린스 의원의 합류로 '초당파적' 인준 모양새를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잭슨 지명자의 지난해 연방 항소법원 판사 임명 당시 상원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콜린스, 린지 그레이엄, 리사 머카우스키 등 3명이다.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아직 입장 표명을 안 했지만 이달 초 잭슨 지명자를 직접 만난 바 있어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청문회 내내 잭슨 지명자에게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 찬성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미 언론은 보고 있다.
여기에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도 전날 잭슨 지명자를 만나는 등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원 법사위원회는 다음 달 4일 인준안에 대한 표결을 할 방침이다. 잭슨 지명자의 운명을 가를 상원 전체 표결은 8일 이전에 열린다. 상원은 9일부터 2주간 휴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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