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내전서 '일방 휴전' 시작…반군 없이 평화회담
유엔 특사 "포괄적인 새 정치적 해결 위한 첫걸음"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예멘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 동맹군이 30일(현지시간)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의 거부 속에 일방적인 휴전에 들어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군 당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예멘 반군과의 교전을 모두 중지했다고 발표했다.
동맹군은 이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유엔과 미국, 걸프협력회의(GCC) 소속 국가들과 함께 휴전을 위한 평화회담도 시작했다.
다만, 예멘 반군 측은 제3의 중립국에서 열리는 회담이 아니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군은 사우디의 일방적인 휴전과 관련해 "봉쇄가 풀리지 않는다면 동맹군 측의 휴전 선언도 의미가 없다"며 참여를 거부했다.
동맹군은 반군에 전쟁 물자가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예멘 내 주요 항구와 공항을 봉쇄해왔다.
리야드에서 열린 회담에서 유엔의 예멘 특사인 한스 그룬베르그는 "휴전은 포괄적이고 새로운 정치적 해결을 위한 첫걸음이다. 이는 예멘의 연료 위기와 이동 자유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이 시작하기 전에 완전한 휴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반군을 포함한 모든 당사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군은 호데이다 항구를 통한 연료 조달과 물자를 실은 항공편 운항 재개를 휴전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 측 협상 대표인 모하메드 압둘살람은 로이터에 "그룬베르그 특사와 인도주의 목적의 휴전을 한 달 넘게 논의해 왔다"며 "이런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예멘 내전은 2014년 발발한 이후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천명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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