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영에너지사 민영화 공방…10월 대선 쟁점으로 부상
보우소나루 "재선하면 민영화"…룰라 "전략기업 파괴 시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남미 지역 최대 기업인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민영화하는 문제를 두고 전-현직 대통령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에게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페트로브라스를 민영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료비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트로브라스의 조아킹 시우바 이 루나 CEO에게 전날 해임을 통보하고 에너지 전문가인 아드리아누 피레스 브라질인프라센터(CBIE) 대표를 새 CEO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CEO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소관 부처인 경제부의 파울루 게지스 장관이 완전히 배제됐고, 군 장성 출신인 시우바 이 루나 CEO를 내친 데 대해 군부가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우바 이 루나 CEO는 연료비 문제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여러 차례 충돌했다.
지난 1년간 가솔린 가격은 27%, 디젤 가격은 47% 오르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물가 안정을 위해 연료비 가격 통제를 요구했으나 시우바 이 루나 CEO는 "페트로브라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며 개입을 거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민영화 발언이 알려지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연료비 급등을 초래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페트로브라스가 브라질에서 가장 큰 공기업이자 국익을 위한 전략적 가치를 갖고 있고 경제·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민영화 추진은 페트로브라스를 파괴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페트로브라스 민영화와 연료비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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