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총통 "우크라이나 전사회 역량 동원한 국가보위 감탄"

입력 2022-03-29 15:56
대만총통 "우크라이나 전사회 역량 동원한 국가보위 감탄"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회장 면담…10월 대만서 '세계민주운동대회' 개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무력 통일' 위협에 상시로 노출된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이 전 사회의 역량을 총동원해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경험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29일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이날 타이베이 총통부에서 데이먼 윌슨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을 만나 "대만은 전 사회 역량을 동원해 국가를 보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방어 부대에 크게 감탄했다"며 "대만도 전민 방어 체계를 강화하고 사회 각 분야의 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세계의 민주주의 발전이 권위주의의 확장에 도전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단결해 권위주의에 반격해야 할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노출된 대만 일각에서는 미국이 유럽에서 러시아와의 대결에 눈이 팔린 틈을 타 중국이 '숙원'인 대만 침공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러시아가 단기간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까지 점령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초기 관측과 달리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에 맞서 강력히 저항하면서 대만은 러시아의 침공을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노하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보도에서 "우크라이나가 중국 인민해방군이 공격을 해왔을 때 더욱 큰 군대와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대만에 보여주고 있다"며 "훨씬 강력한 러시아군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방어는 (대만에) 비대칭 전력과 예비군의 힘에 관한 교훈을 준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전투에 즉각 투입될 수 있는 예비 전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만은 의무복무 병사의 훈련·복무 기간을 현행 4개월에서 1년가량으로 늘려 징병제를 사실상 부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한편, 윌슨 회장의 이번 대만 방문을 계기로 올해 가을 대만에서 '세계민주주의운동대회' 개최 방안이 확정됐다.

차이 총통은 오는 10월 대만에서 NED와 대만 민주기금회가 공동으로 제11차 '세계민주주의운동대회'를 연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협력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윌슨 회장은 차이 총통에게 "대만의 민주주의는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어 세계적인 모범 사례"라며 "회장 취임 후 아시아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만의 민주주의를 함께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비영리 재단인 NED는 세계 민주주의 운동을 지원하는 단체로 북한과 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 내 민주화 운동과 인권 증진을 위한 지원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8월 미국 정부가 홍콩의 정치적 자유 억압의 책임을 물어 캐리 람 행정장관 등을 제재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데릭 미첼 당시 NED 회장을 상대로 한 제재를 발표하기도 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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