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미국증시 상장 재개되나…증감위, ZKH에 '허가'
플랫폼 기업 ZKH, 디디추싱 이후 첫 뉴욕증시 상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당국의 기술기업에 대한 해외증시 상장 규제 압박 등의 여파로 10개월가량 이뤄지지 않고 있는 중국 기업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중국증권보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의 공업 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인 ZKH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이하 증감위)로부터 미국 증시 상장에 대한 사실상의 허가를 받았다.
증감위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일부 중국기업들과의 온라인 미팅에서 ZKH의 미국증시 기업공개(IPO)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국 기업의 해외상장이 '순조로운' 과정에 놓여있다"고 확인했다.
ZKH가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하게 되면, 이는 지난해 6월 말 뉴욕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滴滴出行) 이후 뉴욕증시에 상장되는 첫 중국 기업이 된다.
앞서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중국 최대의 차량 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의 '민감한 데이터 유출 우려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30일 뉴욕증시에 상장해 44억 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파상적 압박 속에서 디디추싱은 결국 지난해 12월 3일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를 하고 대신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ZKH는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3억∼5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88년 상하이에서 설립된 ZKH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후원을 받는 공업 제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중국의 스마트 주차 시스템 관련 스타트업인 '이포 인터내셔널 홀딩스'(이포)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가변이익실체(VIE·Variable Interest Entities) 구조 기업인 이포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2천7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쑤(江蘇)성 성도인 난징(南京)을 근거지로 하는 이포는 2017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중국 18개 도시에 스마트 주차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증감위는 지난해 12월 24일 '국내기업의 해외 증권 발행 및 상장 관리에 관한 국무원 규정'을 통해 "국내 법률 준수 전제하에, 규정상의 조건을 충족한 VIE 구조 기업이 증감위에 등록한 후 해외 상장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VIE는 해당 기업과 지분 관계는 없지만, 계약을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법인을 칭한다.
그동안 알리바바, 디디추싱 등 많은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은 자국 내의 외국인 투자 제한 등 규제를 회피하려고 케이맨제도 등 조세 회피처에 만든 역외 법인인 VIE를 활용해 우회적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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