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첫 세종학당 개소…"한국문화 좋아 한글 배워요"
세 모녀, 남아공 미시즈 유니버스 참석 눈길
(프리토리아=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한국문화가 좋아 언니, 엄마 따라 한글 배우러 왔어요."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 북부에 사는 초등생 5학년 스테파니(11)는 28일(현지시간) 세종학당 개소식에 참석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남아공 한국문화원(원장 천정범)은 남아공 최초의 세종학당을 열고 현지인 학생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강의에 들어갔다.
스테파니는 엄마 유레타(49), 언니 야나(22)와 같이 세 모녀가 이 자리에 함께했다.
유레타 씨는 "스테파니가 한국 사람과 음악을 좋아한다"면서 이미 스테파니가 독학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해 상당 부분 한글 연습을 한 공책을 기자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원래 16세 이상이 이번 세종학당 한국어 강좌에 지원하게 돼 있는데 딸이 워낙 한글을 배우고 싶어해 데리고 왔다고 덧붙였다.
언니 야나 양도 "내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는 모습을 본 동생도 한글을 같이 익히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가 많아 선착순으로 모집한 1기생 수강생 중에는 남아공 미시즈 유니버스인 멜로디 존도(43) 씨도 포함됐다. 지난 2007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처음 조직된 미시즈 유니버스는 기혼 여성 등 시니어 모델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로 알려졌다.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에서 차로 한 시간 가까운 거리인 프리토리아까지 온 존도 씨는 "6월 서울에서 세계 유니버스 110명이 경쟁하는 미시즈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하기 전 한국과 소통을 더 잘하려고 세종학당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화에 몰두하고 자기를 표현하려면 언어를 배우는 것만 한 것이 없다"면서 "한글 배우기를 통해 한국 문화를 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원 측은 한국어 배움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존도 씨의 대회 참가 일정을 고려해 속성 개인 과외도 검토 중이다.
천정범 원장도 이날 축사에서 "넬슨 만델라는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는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머리로 이해하게 하는 것이지만, 상대방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은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한다'고 말했다"면서 한국을 아는 데 한국어 배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강생들은 첫 수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밥과 두부샐러드 등 한식 다과에 먼저 접하기도 했다.
남아공 세종학당 1기는 16주 과정으로 시범 운영하며 오는 7월 2학기부터는 수요에 맞춰 과정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아프리카 세종학당은 이번 남아공 개소를 비롯해 모두 13곳으로 늘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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