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코로나로 한 부모 잃은 어린이 13만4천500명"
랜싯 연구 보고서, 작년 10월말 현재 한 부모나 보호자 잃은 자녀 추산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 부모를 잃은 어린이들이 13만4천500명에 달한다고 주간 선데이타임스 최신호(27일자)가 보도했다.
남아공에서 지난해 10월 31일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로 한 부모나 주된 보호자를 여읜 어린이가 이 정도 규모라고 '랜싯 아동&청소년 건강'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가 밝혔다.
남아공 케이프타운대학 연구진은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및 옥스퍼드대 연구진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380만 명의 어린이가 한 부모를 잃은 것으로 추산했다.
남아공의 경우 3분의 2가 아버지를 잃었고 3분의 1은 어머니를 잃었다. 부모 사망을 겪은 자녀의 약 절반은 10∼17세 연령군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루시 클루버 케이프타운대 정신의학&정신건강부 교수는 아프리카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사망자 수는 실제보다 덜 보고됐다면서 "대륙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연관된 부모 잃은 아이의 실제 수는 추정치의 10배 정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진은 수학적 모형과 21개국의 사망자 및 출산 데이터를 참고했다.
클루버 교수는 보호자를 잃는 것은 아이들에게 안전과 안정성을 약화할 뿐 아니라 신체·정신·성적 학대, 심리적 고통, 경제적 부담 등에 취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남아공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의 임상심리학자 조안나 클레불루는 팬데믹으로 인한 록다운(봉쇄) 등 방역규제로 장례식을 통해 부모의 죽음을 슬퍼하는 과정이 생략된 점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죽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이를 애도하는 것은 성장발달 단계뿐 아니라 인식 능력, 종교적 신념, 이전 생애 경험, 사회적 지원 등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자를 존중하는 의식이 재도입되고 어린이들이 그 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것을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안전망이 아이들과 청소년이 부모의 상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턴케이프 아동보호 담당관인 크리스티나 놈도는 팬데믹 절정 기간 일선 직원들이 사망자 발생에 따른 부모 잃은 어린이 수 증가에 대해 우려했다면서 "새로운 예산에서 친척들이 부모 잃은 아이를 돌보는 것을 기금으로 추가 지원하게 했다"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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