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일부 역전…경기후퇴 전조?
5년-30년물 16년만에 역전…5년-10년물은 이달초에 뒤집혀
일본·호주 국채도 일제히 상승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국채의 일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또 발생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미 국채 5년물 금리는 2.66%로 30년물 금리(2.64%)보다 높은 수준이다.
5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웃돈 것은 2006년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앞서 이달 초 5년물과 10년물 금리 간 역전 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만기가 가장 짧은 채권부터 만기가 가장 긴 채권의 금리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우상향 곡선이 된다.
하지만 장단기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 이런 수익률 곡선이 점차 평탄해지고, 나아가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져 수익률 곡선이 뒤집히는 경우도 생긴다.
대개 이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후퇴의 전조로 여겨지며, 시장에서는 주로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차가 가장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현재 10년물 금리는 2.54%로 2년물 금리(2.39%)보다 여전히 0.15%포인트 높지만, 이 격차는 연초 약 0.92%포인트보다 크게 축소됐다.
블룸버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고자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물보다 단기물 위주로 투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에 채권 가격이 내리면 금리가 오른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남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0%포인트나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국채 단기물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는 상황이란 의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에 대해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시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는 나아가 수익률 곡선의 만기가 짧은 부분은 아직 평탄화되지 않고 여전히 가파른 점에 주목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일본과 호주 국채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25%를 기록 중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필요한 만큼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최근 2차례나 밝혔음에도 10년물 금리가 올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호주 국채 3년물 금리는 0.17%포인트 급등한 2.39%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호주중앙은행(RBA)도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유지하겠다고 주장했으나, 시장은 이런 RBA의 입장에 극히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시장은 RBA가 전 세계적인 긴축 추세에 계속 저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5월 기준금리 첫 인상의 가능성을 75%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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