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ICBM 영상에…외신 "'탑건', '강남스타일' 연상"
가디언 "김정은 통치 아래 북한 국영방송도 현대적인 변화 모색"
BBC "적발 시 처벌되는 밀반입 영상뿐인 북한서 이례적 시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반짝이는 가죽점퍼와 선글라스를 뽐내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할리우드 스타일 영상에서 주연을 맡았다."
25일 북한이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영상에 대한 영국 매체 가디언의 시선이다.
조선중앙TV는 25일 공개한 신형 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성공 영상에서 파격적인 구성과 화려한 편집기법을 동원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가디언은 '김정은, 북한 미사일 보도에서 '탑 건'(Top Gun) 대우받아' 제하 기사에서 이번 영상과 관련해, 각종 밈(인터넷에서 패러디나 재창작의 소재로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이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할리우드 영화 '탑 건'(1986)이나 K-팝 '강남스타일'을 따서 '탑 김정은'이나 '평양 스타일'로 비유하는 패러디가 온라인에서 떠돈다는 것이다.
영화 '탑 건'에서는 젊은 조종사로 출연하는 톰 크루즈가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글라스와 항공 점퍼를 착용하고 나온다. 노래 강남스타일에서도 가수 싸이가 검은색 옷과 선글라스 차림으로 무대를 누빈다.
가디언은 조선중앙TV가 미사일 발사 보도와 관련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것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김정은의 통치 아래 북한은 디지털 효과로 국영 방송에 변화를 주면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더 현대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북한의 '화성 17' 발사, 할리우드 스타일의 효과를 얻다' 제하의 기사에서 "북한은 ICBM을 발사해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편 이 뉴스가 국영TV에서 방송되는 방식 역시 당혹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BBC는 "의기양양하지만 따분한 어조 대신 북한 주민들은 이번에는 가죽 점퍼와 짙은 선글라스를 쓴 주인공에 영상 효과, 극적인 음악이 버무려진 '할리우드 방식의 영화'라는 뜻밖의 대접을 받게 됐다"면서, 적발되면 혹독한 처벌이 따르는 해외 밀반입 영상을 제외하면, 북한에서 이런 종류의 영상이 소개된 적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북한 시청자들을 위해 새롭고 흥미진진한 영상을 만들었고, 이는 국가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최근 살을 빼 역동적인 액션 배우 역할에 좀 더 어울리게 된 김정은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영국 매체 더타임스 또한 북한이 이번 시험발사 장면을 할리우드 영화처럼 극적으로 연출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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