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왜곡 가능성' 주장에도 브라질 국민 다수 전자투표 지지
여론조사 82% 지지…2020년 말보다 오히려 13%P 높아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투표 결과 왜곡 가능성을 들어 전자투표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나 브라질 국민의 80% 이상은 전자투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매체들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지난 22∼23일 2천556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82%가 전자투표를 지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자투표에 반대한다는 답변은 17%에 그쳤다.
2020년 12월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전자투표를 지지한다는 답변이 69%에서 13%포인트나 올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방선거법원과 현행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면서, 전자투표를 검표가 가능한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자투표가 아니었으면 2018년 대선 당시 자신이 1차 투표에서 당선됐을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올해 대선에서 전자투표가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군도 선거제도에 대해 수십 건의 의혹을 제기했다"며 군부를 행동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러나 군 당국이 선거제도에 의혹을 제기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은 '가짜뉴스'가 됐다.
선거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전자투표 폐지 주장을 여러 차례 반박하면서 모든 후보가 대선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우소나루 자신이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하원의원과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이제 와서 투표 결과 왜곡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대선 패배를 예상하고 불복 명분을 만들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에서는 1996년부터 전자투표가 도입돼 현재 모든 선거가 투표용지 없이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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