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침공 톈안먼에 비유한 바이든…"푸틴은 전범"(종합)
우크라-폴란드 국경 방문해 미군·피란민 구호단체 격려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이상으로 '지각'…바이든 환영행사 취소
(베를린·서울=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1989년 중국 톈안먼 광장 사건에 비유했다.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80km 떨어진 폴란드 제슈프에 파견된 미군 82공수 부대와 피난민을 돕는 구호단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항전의 기개와 근성을 칭찬하면서, 30세 여성이 탱크 앞에 소총을 듣고 서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톈안먼 광장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해본다면, 이는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제곱"이라고 평가했다.
1989년 6월 4일 중국 당국은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며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노동자·시민을 계엄군을 동원해 장갑차로 해산시키면서 발포해 수천명이 죽거나 다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전쟁범죄자"라면서 "아마 이에 대한 법적 정의에도 들어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 장병들에게 "여러분은 민주주의와 독재 사이 전쟁 한중간에 있다"면서 "여러분이 하는 일은 진정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병사들과 함께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현장의 이발소에도 방문했다. 그는 이들에게 "전세계 최강의 전투병력"이라며 "이는 과장이 아니다"라고 치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러시아 대응 문제를 논의한 뒤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제슈프에 착륙했다.
이날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전용기 기체 이상으로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폴란드 측의 공식 환영행사도 취소됐다. 두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마중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이 탄 전용기는 이륙한 지 약 10분 만에 기체에 이상이 발생, 출발지인 바르샤바 공항으로 회항했다.
두다 대통령은 바르샤바에서 다른 항공기로 갈아탄 뒤 목적지인 제슈프 공항으로 이동했지만, 이미 바이든 대통령이 도착하고 난 뒤였다.
기체에 어떤 이상이 발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위원회가 항공기의 기체 이상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폴란드는 2010년 당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 국가 지도부가 몰살당하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바르샤바로 떠나 26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용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EU 회원국이자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피란민 224만명을 받아들이고, 우크라이나에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했다.
폴란드에는 미군 병력 1만500명이 배치돼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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