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서 재건축 규제 이어 다주택자 세금 중과도 완화되나
국토부 업무보고서 尹 "다주택자 무리한 규제 맞는지 살펴야"
(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 직접 참석해 부동산 규제 완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규제 완화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윤 당선인이 이날 "매매·거래는 시장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다주택자에 대해 무리한 규제를 가하는 게 맞는지 더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함에 따라 현 문재인 정부에서 강화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어떤 수준으로 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경제2분과의 국토부 업무보고에 참석했다. 예고에 없던 깜짝 참석이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주택정책이 28차례 반복됐지만 결국 집값의 엄청난 상승을 부채질했다"면서 "그 이유는 결국 시장의 생리를 외면한 정책을 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시장 원리를 외면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남발해 집값 폭등을 야기했다는 비판은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일관되게 내놨던 평가다.
실제로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투기 수요 때문이라고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통한 수요 억제에 집중했다.
시장 전문가들이 "공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지만, 현 정부는 "공급은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각종 세금 및 대출 등의 규제를 강화해 왔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과 관련한 거의 모든 세금을 중과했다. 실거주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은 모두 처분하라는 취지였다.
그 결과 현재 조정대상지역 1세대 1주택자는 종부세율이 과표에 따라 0.6∼3.0%로 설정되지만,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이상부터는 세율이 1.2∼6.0%로 높아진다. 다주택자에게는 2배 안팎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또한 다주택자는 1세대 1주택자가 받는 연령·보유공제에서도 배제되고, 집값 상승에 따른 기본공제 상향조정(9억→11억원)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양도세의 경우 2016년까지만 해도 주택 수와 상관없이 최고 양도세율은 40%였으나 지금은 최고 75%까지 높아졌다. 기본세율(6∼45%)에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자 이상자는 30%p를 더해 세금을 중과하기 때문이다.
다주택자가 규제지역에서 집을 팔 경우 양도 차익의 75%는 세금으로 내야 하는 셈인데 여기에다 지방세까지 포함하면 세금은 82.5%까지 올라간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은 과거처럼 양도세 중과 적용을 최대 2년간 한시적으로 배제하고, 향후 부동산 세제를 종합 개편하는 과정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정책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규제지역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누진 과세 완화도 약속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높여주는 방안 등도 검토 대상이다.
기획재정부의 전날 인수위 업무보고에서도 이 같은 부동산 세제 보완 방안이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에서는 다주택자 관련 규제뿐 아니라 재건축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은 이날 "가장 기본적으로는 수요에 맞게 실제 시장과 물건의 공급이 매물로 나오고 새로운 공급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주택 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가 따라와야 하고 택지 공급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건축과 관련해 현 정부는 2018년 노후 주택 재건축의 첫 단계인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당시 국토부는 "구조적으로 안전한데도 재건축 사업이 추진되는 사회적 낭비를 막겠다"며 안전진단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상향하는 등 관련 기준을 높였다. 이 때문에 서울 노원구, 양천구 등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막혔다는 불만이 많이 제기됐다.
윤 당선인은 이미 수요가 많은 서울 등 도심에 민간 주도로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도록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용적률의 법정 상한은 현재 300%에서 500%까지 높여주겠다고도 약속했다.
국토부의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이 같은 공약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당선인의 대표 공약인 임기 내 250만호 공급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이날 "차기 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방향이 어떨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많을 것"이라면서 "유익한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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