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들, 北 ICBM 발사에 "우크라 사태가 김정은엔 기회"
수미 테리 "김정은, 우크라 지켜보며 핵 결심 한층 굳혔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의 전문가들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해 예견된 상황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 오히려 도발 가능성을 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드로윌슨센터의 수미 테리 한국연구센터 센터장은 이날 트위터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유와 관련해 자신의 이 날짜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 기고문을 올려 자신의 견해를 개진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집중한 향후 몇 주가 북한을 포함한 불량 국가들이 문제를 일으킬 절호의 기회"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김정은 입장에서 핵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결심을 한층 굳히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1994년 핵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러시아가 손쉽게 침공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은 알고 있다"며 "핵을 포기한 나라는 취약하고, 지도자들은 축출과 살해 위험에 노출된다는 교훈만을 얻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역대 한국의 새 정권 출범과 맞물려 핵 도발을 감행해 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수 정당 후보였던 윤석열 당선인은 이미 강경한 대북 정책을 펴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올해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체제가 10년을 맞이하고, 김정일 생일(2월 16일) 80주년, 김일성 생일(4월 15일) 110주년 등이 돌아오는 상징적인 해라는 점도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관심이 러시아 제재에 집중되고, 중국 역시 서방과 러시아 양쪽으로부터 동시 압박을 받으며 북한에 관여할 여력이 줄어들어 북한 입장에서는 오히려 운신의 폭이 커졌다고 테리 원장은 분석했다.
당장 서방과 러시아가 냉전 이후 최악의 대립 구도를 형성,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자명해지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국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았다면 북한의 ICBM 도발은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현재 김정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와중 바이든 행정부에 수모를 주기로 결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오바마 시절 정책 기조를 차용한 듯하다"며 "그러나 역사가 보여주듯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은 김정은이 더 커지고 진화한 핵무기를 손에 넣게 보장할 뿐"이라고 했다.
조셉 뎀시 런던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발사하되 다른 나라 상공을 침공하지 않는 것은 북한이 종종 구사한 전술"이라며,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2017년 시험한 화성15가 아니라 신형 화성17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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