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옮겨온다"…용산 아파트값 벌써부터 '들썩'
尹당선인 이전계획 발표후 문의 3배로 늘고 호가 올라…매물도 회수
"이전 반대" 목소리에도 일부 집주인 "개발 빨라질 것"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홍국기 기자 = 서울 용산 일대의 아파트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입장도 찬반양론으로 엇갈리고 있지만, 일단 기존 주택 보유자들을 중심으로 이전 이후 용산공원을 비롯해 주변 정비사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0.10% 올라 지난주(0.04%)보다 상승폭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용산일대 재개발을 비롯한 정비사업과 용산공원 개발 가속화 등의 기대감 속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는 모습이다.
실제 국방부 청사와 인접한 용산 한강로 일대 중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아파트 단지에는 최근 매수 문의가 급증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한강로의 한 중개업소 A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이후 매수 문의가 종전 대비 3배로 늘었다"며 "아직 거래가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집을 보러오겠다는 예약이 서너 팀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한강로 벽산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최근까지 16억원에도 안 팔렸는데 현재 16억9천만원에 나온 매물을 매수 예정자들이 입질하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전했다.
A대표는 "지금 팔 필요가 없는 집주인들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매물을 거둬들였고,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하는 사람은 일단 집을 보여준 뒤 호가를 더 올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강로 일대 또 다른 중개업소 B대표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 발표 후 인근 아파트 단지에 대한 투자 수요 관련 문의가 많이 온다"며 "대부분 일단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산 한강로2가에 있는 래미안용산더센트럴 주상복합 아파트 전용 161.48㎡는 지난달 24일 39억원에 팔려 종전 최고가였던 지난해 11월의 37억원 기록을 경신했는데 현재는 호가가 42억∼45억원까지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의 C대표는 "집주인들이 최근 들어 가격을 올린 것"이라며 "매수 문의가 눈에 띄게 늘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잘 받고 팔길 원한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가까운 용산구 문배동 프라임팰리스 도시형생활주택도 최근 집주인들이 매물을 모조리 회수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의 전언이다.
현재 용산 재개발 구역 등지의 일부 주민들은 고도제한 등 개발 규제가 생길까 봐 불안해하며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이전 시 용산의 낙후된 정비사업과 개발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며 호재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개업소의 D대표는 "대통령 집무실이 옮겨오면 이 일대가 '정치 1번지'로 부상할 테고, 그러면 국제업무지구나 용산공원 개발도 빨라지지 않겠느냐"며 "시위나 교통 체증 등의 우려도 있지만 일단 개발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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