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수사검사 "범죄 의혹 다수…기소했어야"
기소 둘러싸고 지검장과 마찰…지난달 사임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탈세 혐의를 수사했던 전 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크 플로이드 포메란츠 전 뉴욕 맨해튼 지검 소속 검사는 지난달 23일 트럼프 전 대통령 수사를 함께 이끌던 캐리 던 검사와 나란히 사임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두고 상급자인 앨빈 브래그 지검장과 마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사직서에서 포메란츠 전 검사는 "수사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수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데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며 "기소하지 않겠다는 브래그의 결정은 대중의 이익과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수사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영업 기록, 특히 연간 재무제표 위변조 등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골프 클럽과 호텔, 빌딩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지검장에 부임한 브래그 검사장은 수사가 더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상 기소 반대 의견을 냈다.
포메란츠 전 검사는 "기소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오랜 수사의 운명을 의문으로 돌려놨다"며 "어떤 위험을 야기한다고 해서 기소하지 않는 것은 정의의 공정한 집행이라는 관점에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사직서에 적었다.
또 "항상 쫓아야 할 추가 팩트가 있지만, 추가 증거가 나오기만을 바라며 기소를 연기하는 것이 타당한 법 집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브래그의)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될 것이라는 장래를 어둡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브래그 지검장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신념에 찬 결정을 했지만, 그 결정은 틀렸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다른 검사들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충분한 증거를 수집했다고 믿고 있다며 "기소가 이뤄져 공정한 배심원단이 평결한다면 유죄가 우세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브래그 지검장 대변인은 "경험 많은 검사들로 이뤄진 팀이 매일 팩트를 체크하고 법에 따라 수사 중"이라며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전했다.
흑인 최초의 맨해튼 검찰 수장인 브래그 지검장은 지난달 검사 2명이 사임하자, "지금까지의 수고에 감사하다"는 입장만 내놨다.
그는 취임 직후에는 살인이나 성범죄 등 중범죄자에게만 징역형을 구형하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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