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욱준 과기한림원장 "과기담당부처 중심은 과학기술 돼야"

입력 2022-03-24 12:22
유욱준 과기한림원장 "과기담당부처 중심은 과학기술 돼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과기위원회 신설되면 한림원이 중요 역할해야"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 연구자의 마음이 편안할 때만 가능"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새 정부에서 과학기술 관련 정부 조직 개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욱준 신임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기한림원) 원장이 "개편이 어떤 형태든 그 부처의 가장 중요한 일은 과학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24일 강조했다.

유 원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기술 부분을 분리해 교육 관련 부처와 합치는 통폐합설이 나오는 것에 대해 "외부 형태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과학기술을 다루는 부처에서 더 큰 일이 있어 과학 기술이 두 번째로 중요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1982년부터 34년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재직하며 분자생물학, 의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낸 유 원장은 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제10대 과기한림원장으로 선출됐다. 유 원장의 임기는 올해 3월부터 3년이다.

1994년 설립된 과기한림원은 현재 정책학, 이학, 공학, 의약학, 농수산학 등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최고 성과를 낸 회원들을 선발하고 이들과 함께 기초과학 대중화, 인재 양성, 과학기술 정책 제언 등의 활동을 한다.

유 원장은 "최근 글로벌 과학기술 생태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핵심 역시 과학기술"이라며 "과학기술은 안보, 경제, 보건, 사회를 결정짓는 절대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국가 전략 대전환을 통해 과학기술 기반 사회로의 도약을 도모해야 한다"며 "과기한림원이 적극적 정책 활동으로 건강한 과학 환경 구축에 앞장서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유 원장은 "(새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과기한림원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진국을 보면 정부 활동에 각국 한림원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원장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과기한림원 차세대 회원으로 활동 중인 서울대학교 남기태 교수가 합류한 것에 대해 "5년 전 (내가) 한림원 총괄 부원장으로 활동하며 차세대 과기한림원을 출범시켰는데 그때 같이 일했던 분"이라며 "아주 '브라이트'한(명석한) 젊은 교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유 원장은 "남 교수는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 창출 이외에는 다른 생각이 없으신, 복잡하지 않으신 분"이라며 "(인수위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 원장은 "과기한림원장으로 활동하며 과학기술과 연구자들의 공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연구하는 한림원 회원들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는다고 아쉬워하시는데 그동안 우리나라는 노벨상을 배출할 연구 환경이 아니었다. 세계 최초의 연구는 연구자의 마음이 편할 때만 가능하다"며 국내 연구자들이 노벨상에 이를 수 있는 최고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연구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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