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지렛대 제거'…美, 유럽에 LNG 추가공급 발표 전망

입력 2022-03-24 11:38
[우크라 침공] '러 지렛대 제거'…美, 유럽에 LNG 추가공급 발표 전망

WP "유럽순방 나선 바이든, 25일 EU 집행위원장 만나 관련 발표할 듯"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유럽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러시아가 가스 공급줄을 틀어쥐고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해 온 유럽을 위협하는 구도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유럽 역시 미국에 이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해 왔다.

WP는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이러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23일 EU 의회 연설에서 "모든 EU 회원국이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미국산 가스의 유럽 공급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바이든 대통령이 25일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유럽에 대한 LNG 공급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면서 이는 미국의 주요 우선순위이며 이미 유럽에 가스 공급을 늘리기 위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EU는 천연가스 수요의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해 왔다.

EU는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비해 1년 안에 러시아산 가스 수입 규모를 기존의 3분의 1로 줄이기 위한 계획을 밝혔으나, 대체 수입선 확보 등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상태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이행 과정에 있는 유럽의 입장에선 미국산 LNG가 임시방편이 될 수 있지만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완전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WP는 지적했다.

미국산 LNG 공급을 위한 유럽 내 인프라가 부족한데다, 유럽에 공급할 물량도 충분치 않을 수 있어서다.

아시아 국가 등에 수출하던 물량을 유럽으로 돌리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이 경우 아시아권의 석탄 화력발전 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WP는 이는 세계 에너지 흐름을 재편하는 이례적 움직임이라면서 침공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다만, WP는 세부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며, 미 국무부도 관련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 기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대러시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폴란드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기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도 내놓을 예정이다.

WP는 러시아 의회 의원과 방위산업체 관계자 상당수가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될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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