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토탈에너지스 "늦어도 연말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 중단"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가 22일(현지시간) 늦어도 연말까지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CNN방송,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토탈에너지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한데다 대체 공급원이 있는 만큼 본사는 러시아산 원유·원유 상품 계약을 갱신·체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최대한 빨리, 늦어도 연말까지는 모든 러시아산 원유·원유 상품 구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현재 러시아와 계약 물량이 마지막으로 거래되는 시점이 연말이 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사토프 정유시설을 주요 거점으로 해 러시아 외 다른 지역에서 공급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한 경유의 12%가 토탈에너지스의 계약물량이었다.
아울러 러시아의 '아틱(ARCTIC·북극) LNG-2'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북극 LNG-2 프로젝트는 러시아 시베리아 기단(Gydan) 반도에 있는 가스전에서 연간 1천980만t의 LNG를 생산하는 대규모 에너지 개발 사업이다.
다만 토탈에너지스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없다면 유럽의 수급 역량으로는 추후 2∼3년간 유럽 전체 에너지 공급이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천연가스 수입은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일 토탈에너지스는 러시아에 신규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와 거래를 그만두겠다고 하지는 않았었다.
이는 셸과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 다른 서방 에너지 기업들이 지난달 말 일찍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내놓는 것보다 다소 늦은 조치다.
NYT는 토탈에너지스가 이들 기업만큼 이른 시점부터 러시아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유가 러시아에서 여러 석유·가스 사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투자은행인 RBC 캐피털 마켓의 비라즈 볼크하타리아 애널리스트는 토탈에너지스는 라이벌 기업인 셸이나 BP보다 러시아에서 더 확고히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관련 정보제공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토탈에너지스는 하루 평균 18만6천배럴을 구매할 정도로 러시아의 '큰 손'이었다.
실제로 토탈에너지스는 22일 보도자료에서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했다는 이유로 러시아의 범죄에 '공모'하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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