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우크라 영부인 "도와준 모두가 노벨평화상감"

입력 2022-03-23 03:41
[우크라 침공] 우크라 영부인 "도와준 모두가 노벨평화상감"

프랑스 일간지와 인터뷰…프랑스·폴란드 영부인에 사의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3월 18일까지 109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죽었고, 12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지하실에서, 지하철에서, 방공호에서, 때로는 폭격당한 산부인과 병동에서 4천명이 넘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병원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젤렌스카 여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아이들이 방공호에서 태어나는 것도 모자라 전기가 부족해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적들이 이제 막 태어난 아이들을 죽이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여온 젤렌스카 여사는 현재 프랑스가 지원한 인큐베이터를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니콜라예프)와 동부 하르키우(하리코프)로 전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전쟁이 터지자마자 우크라이나 여성과 어린아이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영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유럽 전역에서 호응을 해줬다며 "모두가 노벨평화상을 받을 만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부인 아가타 코른하우세르 두다 여사의 도움으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일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방공호에서 암에 걸린 아이들을 치료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어린 환자들을 르비우(리비프) 아동 전문 병원으로 모았고, 그곳에서 의료 기록을 다양한 언어로 번역한 다음 폴란드로 이송했다.

몇몇 환자들은 폴란드에 남았고 나머지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미국, 캐나다 등으로 보내졌다. 보호자가 반드시 동행했고, 어디에서든 무상으로 치료를 받는다는 게 젤란스카 여사가 추진한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

젤렌스카 여사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러시아 어머니들을 향해 "당신의 아들이 이곳에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죽이고 있다"며 "푸틴은 당신에게 보상을 약속했지만 어떤 보상이 아이를 대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남편이 항상 단호하고 침착했기 때문에 전쟁 중 보여준 모습에 놀라지 않았다며 "모든 우크라이나인과 전 세계가 그의 원칙과 강인함을 봤다"며 "그는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젤렌스카 여사는 1995년 대학에서 만나 8년간 연애 후 2003년 결혼했으며 슬하에 딸(17)과 아들(9)을 두고 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