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오르테가에 맞서던 차모로, 징역 8년형 선고받아
비올레타 차모로 전 대통령 딸…작년 대선 출마 앞두고 체포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니카라과에서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에 맞서던 유력 야권 인사 크리스티아나 차모로(68)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니카라과 법원은 지난해 6월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된 차모로에 대해 지난 21일(현지시간)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고 비정부기구(NG0)인 니카라과 인권센터가 밝혔다.
차모로의 오빠인 페드로 호아킨 차모로 역시 같은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았고, 차모로가 이끌던 재단 직원들에게도 각각 7∼13년형이 내려졌다.
차모로는 일단 가택연금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언론인 출신인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는 지난해 11월 니카라과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의 통산 5선 도전을 어렵게 할 유력 대항마로 꼽힌 인물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6월 차모로에 재단 자금 관련 돈세탁 혐의를 씌워 체포했고, 대선 후보 등록을 가로막았다.
차모로를 시작으로 유력 대선 주자 7명을 포함한 야권 인사 40여 명이 무더기로 체포되면서 오르테가 대통령은 사실상 경쟁자 없이 치러진 대선에서 손쉽게 당선됐다.
차모로의 경우 지난 1990년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을 꺾고 당선한 비올레타 차모로(92)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하다.
차모로 전 대통령에게 정권을 빼앗긴 후 절치부심했던 오르테가 대통령으로서는 야권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딸 차모로가 눈엣가시가 아닐 수 없었다.
차모로 전 대통령의 남편이자 크리스티아나의 부친인 페드로 호아킨 차모로는 유력 일간지 라프렌사의 편집장을 지내며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과 맞서다 1978년 살해됐다.
크리스티아나 차모로는 선고를 앞두고 법정에서 "그들(오르테가 정권)은 내 이름, 내 부모님의 이름을 더럽히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난 결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오르테가 정권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 속에서도 NGO와 독립 언론 탄압, 야권 인사 수감 등을 이어가며 니카라과를 사실상의 독재국가로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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