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력 부족 심각한데 쿠데타 지도부 사는 수도는 '딴세상'

입력 2022-03-22 17:31
미얀마 전력 부족 심각한데 쿠데타 지도부 사는 수도는 '딴세상'

"쿠데타 수장 거주지는 정전 없어…통금 단축으로 '정상화' 선전하려 해"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쿠데타 군부가 1년2개월째 집권 중인 미얀마에서 최근 전력 사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군정 지도부가 사는 수도 네피도만이 '딴 세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최대 도시 양곤과 만달레이 등 미얀마 전역에서 정전 사태가 빈발하고 있지만, 네피도의 8개구에서는 전기가 끊기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라와디는 네피도에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비롯한 군정 고위 인사들 및 퇴역한 전적 고위 군 인사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피도에 사는 한 주민은 "사실상 네피도에서 정전은 없다. 정전이 일어난다 해도 몇 시간 정도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흘라잉 사령관이 사는 구에서는 정전 자체가 없다고 이라와디는 주민들을 인용해 전했다.

피크타임시 전력 수요는 3천400메가와트(㎿) 정도지만, 최근 군정은 가스 발전소 시설 교체 등의 이유로 전력생산량이 873㎿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네피도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전력을 사용하면 다른 곳은 암흑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현재 양곤시측은 지난 19일부터 구 별로 교대로 4시간씩, 하루에 평균 12시간씩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한편 군정은 네피도의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지난 21일부터 2시간 단축했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1일 쿠데타 이후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이던 야간통금 시간이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4시까지로 바뀌었다.

그러나 네피도 외 다른 지역은 통금시간이 그대로 유지된다.

이라와디는 이번 조치에 대해 쿠데타 1년이 지나면서 미얀마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을 외부에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한 관리는 "군정이 네피도는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통금 조치를 완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군부는 미얀마의 북쪽, 북서쪽, 남동쪽, 남쪽을 비롯한 넓은 지역에서 무장 세력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그러나 군사 시설이 밀집한 네피도에서는 지난해 이러한 반군부 활동이 몇 차례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134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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