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후 전력상황 최악…일본 수도권·도호쿠 위기 경보

입력 2022-03-22 15:35
동일본대지진 후 전력상황 최악…일본 수도권·도호쿠 위기 경보

최근 강진으로 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추위 겹치면서 전력난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2일 수도권에 이어 도호쿠(동북) 지역에도 전력 수급 위기 경보를 발령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전력 수급 상황이 가장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저녁 도쿄 등 수도권에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경제산업성은 이날 도호쿠전력 서비스지역인 이와테, 후쿠시마현 등 7현에 대해 위기 경보인 '전력 수급 핍박(형세가 절박함) 경보'를 발령하면서 가정과 기업에 절전을 당부했다고 교도통신과 NHK 등이 보도했다.

앞서 경제산업성은 전날 밤 도쿄전력의 서비스지역인 도쿄도 등 1도 8현에도 위기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 경보는 전력 공급 예비율이 3%를 밑돌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실제 이 경보가 일본에서 발령된 것은 처음이다.

전력 위기 경보는 최근 강진으로 일부 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추위가 닥치면서 발령됐다.

지난 16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4 강진으로 일부 화력발전소의 가동이 중단됐다.

평소보다 전력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날 도쿄 기온이 영상 2도까지 떨어져 전력 수요는 늘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도쿄전력이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과 비교한 수요의 비율인 전력 사용률은 106%로 공급 능력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호쿠전력도 이 비율이 99%로 정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다른 전력회사들로부터 전기를 빌려오면서 정전을 피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전력 사용률이 97% 이상이면 위기 단계 중 가장 높은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은 "도쿄전력 관내에서 정전을 막기 위해 오늘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절전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제 이날 수도권인 지바현, 사이타마현 등과 도호쿠 지역인 이와테, 후쿠시마현 등에서는 소규모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제산업성 안에서는 이번 전력 수급난에 대해 도쿄전력 관내에서는 단기적으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실시한 '계획정전' 이후 가장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계획정전은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전기공급 대상 지역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눠 일정 시간 교대로 전기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실시된 적이 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날씨 등이 나아질 것이라 내일부터 절전을 요청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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